40. World Tour/41. APAC

[방콕 파타야 3박 5일] 6-2. 마지막날 저녁엔 독립군이 되다.

학이시습지야 2017. 2. 1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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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 이후 일정은 패키지여행의 하이라이트, 쇼핑의 연속...

  악어농장과 파인애플 농장 투어 이후 파타야에서 방콕으로 돌아오는 길은 우리 일행에게 '보이지 않는 손(?)'이 주는 압박감을 감내해야만 하였죠. 라텍스매장을 시작으로 고속도로 양쪽에 미리 약속되어있는 쇼핑코스를 선택의 여지없이 방문하여야 했죠. 가격대가 기왕 여행온거 그정도면 지출해도 별로 부담되지 않겠다 싶다면 몰라도, 상점 한군데 쇼핑 금액이 한가족이 이번 패키지 상품에 지불한 금액을 상회할 정도로 고가다 보니 우리 부부에겐 언감생심 수준입니다.

 

  천연고무 함유율이 95%를 자랑하는 라텍스 매장에서 베개와 매트리스를 가격 견적이 얼추 우리집 흙침대 가격에 버금가고, 로얄제리와 몇가지 피부도포제를 파는 매장은 상품 하나 선택하면 한사람분 여행비를 훌쩍 넘겨버리네요. 보석매장이야 한국과 상대비교를 할 수 있어 그나마 나을지 몰라도 귀부인 장식용 천연 진주목걸이도 가격이 만만치 않을 정도입니다

 

  태국 정부가 운영하는 보석매장은 다른 쇼핑 매장과 달리 그나마 한국인 여행객만을 대상으로 하지않네요. 물론 한국인의 쇼핑을 촉진하기 위하여 한국인 매니져를 고용하고 있는데 반해, 다른 매장은 사장에서 직원들은 물론 주문장과 벽에 걸려있는 제품 홍보사진도 모두 한국어입니다. 결과적으로 태국으로 여행오는 한국인 관광객만을 상대로 개설된 쇼핑매장인 셈이죠. 이번 여행에서 우리가 식사를 한 식당에 간판과 메뉴가 없는 것도 기실 한국 여행객만 상대하는 것처럼.. 


  특히 방콕에 있는 한의원은 고도의 상술이 구사된 쇼핑처로 나중에 혀를 내두를 정도로 교묘한 구매강요였습니다. 간단한 한방상식과 계피의 효능을 설명하면서, 여행객 중에 몇몇 사람을 지목하여 그분이 가지고 있는 체질과 그에 맞는 무료 처방전을 설명하는 시간을 3~40분 가집니다. 중간중간 한의원 원장이 천연원료로 만든 한약을 내밀히 설명은 하지만 굳이 판매할 생각은 없다고 합니다. 구매욕을 역으로 부추키는 고도의 상술. 

 

  여기서 한가지 저의 추정. 우리 일행 중 가이드가 여행과정을 통해 소비패턴과 성향을 파악하여 미리 한의사에게 알려주었는지, 그분들은 따로 별실로 모시고 들어가 진맥을 짚어보고 한의원이 만든 엄청 고가(?)의 한약을 처방하여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지병을 고칠수 있거나,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처럼 유도합니다. 가격이 부담스러운 듯하니 가이드는 카드도 되고, 카드 할부 방법까지 친절하게 안내합니다. 우리 부부도 떼를 써서 진맥을 봐달라고 하니 별실이 아닌 일행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대충 설명하고 말더군요. 우리 둘 다 아주 건강하다면서 시중에서 손쉽게 사다가 끓여 먹을 수 있는 약재를 처방해줍니다.

  이렇게 쇼핑과정에서 구매한 것은 해외 구매품이다 구매자가 반품이나 환불하는 과정이 무척 어렵습니다. 이 점을 노려 모든 패키지 여행 상품에는 쇼핑이 필수적으로 들어있습니다. 쇼핑액의 일정 마진이 가이드에게 돌아가는 수입원이니까요. 마지막 쇼핑 코스에서 한가족에게 엄청 고가의 약재를 판매하고 쇼핑 대미를 마무리하네요.


저녁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독립군이 되었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친 시각이 오후 여섯시. 대부분 이번 여정을 함께 하고 계신 분들의 귀국편 비행기가 자정을 넘어선 시각에 출발합니다. 가이드 설명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곧장 공항으로 가는 것이 패키지 상품에 포함된 일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보다 유익한 여행을 위해 저녁식사 후 비행기 출발 시간까지 긴 공백 시간을 옵션상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우리부부는 저녁식사 이후의 일정에 대해 우리 스스로 안전을 책임진다는 각서에 서명해주고 캐리어를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옵션관광을 선택한 일행들에게서 따로 떨어져 나왔습니다. 이미 확보한 방콕시내 지도를 들고 호텔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둔 코스를 자유여행할 예정입니다. 식당은 한의원에서 도보로 이동할 정도로 가까운 곳이나 시내 중심가에서 꽤 먼 곳입니다. 가지고 있는 방콕 지도 밖에 위치해 있습니다. 캐리어를 끌고 대로로 나와 택시를 잡았습니다. 


    시내 중심가인 왕궁 남쪽에 있는 사판 탁신(Saphan Taksin)까지 가자고 해야는데 택시기사가 정확히 알아들었는지 모를 정도로 영어가 안되네요. 지도마져 지명이 영어로 되어있어, 위치를 연필로 가리킨 목적지를 이해하였는지 의아한 상태로 우리는 오둠이 내린 방콕시내를 달립니다. 지도로 도로명을 대충 때려잡아 보니 맞게 가고는 있는데, 악명이 높은 교통체증은 정말 실감나네요. 차가 거의 서있다시파 합니다. 거의 한시간을 달려 탁신역에 도착했습니다. 물가가 낮은 영향으로 택시비는 별로 부담되지 않네요.

  지금부터는 전철역 코인로커에 짐을 넣어두고 가벼운 차림으로 Asiantique를 둘러볼 계획입니다. 탁신역은 이층에 있어 캐리어를 들고 올라가 코인로커를 찾아보니 없길래 역무원에게 어디에 있는지 가르쳐달라고 했습니다. 헌데, 여기엔 없다네요. 우리나라 지하철 수준을 생각하고 당연히 코인로커가 있을거라 지레 짐작이 빗나갔습니다. 하는 수 없이 캐리어를 끌고 아시안티크를 가야했습니다.


  아시안티크는 방콕시내를 가로질러 흐르는 짜오프라야강변에 조성된 위락쇼핑타운입니다. 박원순서울시장이 한강변 개발 아이디어를 얻기위해 벤치마킹차 방문하였다고 합니다. 탁신역에서 걸어 강가에 있는 페리 선착장으로 가서 공짜로 운행하는 페리에 올라탔습니다. 시원한 강바람을 쐬며 20분 정도 가니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배에서 내려 코인로커를 찾으니 여기도 없네요. 하는 수 없이 강변에 마련된 식당에 자리를 잡고 캐리어를 내려놓고 간단한 메뉴와 맥주를 시켜놓고 방콕의 정취에 취해 봅니다.


  도심지를 가로지르는 강변 둔치를 접근하는 방법이 아마 서울이 가장 불편할 겁니다. 런던, 파리, 로마, 그리고 여기 방콕도 다양한 교통편을 만들어 놓아 쉽게 강변에 마련된 둔치에 가서 낭만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강 양안을 서울의 경우 커다란 도로가 개설되어 있어 대중교통으로는 쉽게 다가갈 수 없어요. 하지만 여타의 도시는 대중교통으로 쉽게 다다를 수 있는 점이 다르네요. 더구나 지하철-버스-택시-도보-페리 등 다양한 교통편을 이용하여 편리하게 강변에 있는 다양한 위락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면 어떨까요. 서울시장이 벤치마킹까지 하였다고 하니 기대해봐야겠지요.


공항가는 길...패키지여행이지만 전철을 이용합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에서 떠날 시간이 다가옵니다. 페리로 사판 탁신 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파야 타이역으로 갔습니다. 스완나폼 공항철도가 파야 타이역에서 출발합니다. 

  여행을 할 때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많지만 그중에서 귀국편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가는 교통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마지막날 여행을 마치고 공항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귀국편 항공기를 놓친다면 아주 난감한 일이지요. 더구나 귀국편 변경이 안되는 싼 티켓을 구매하였을 때는 더욱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일찍 공항에 도착하는 것도 시간 낭비가 될 수도 있구요. 그래서 이동시간 예측이 비교적 정확한 메트로/전철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공항 가는 길이 난감했던 경험이 있어서죠. 일본에 갔을 때 일이죠. 방문한 시가현 공장 일정을 마치고 간사이 공항으로 가야 하는데 공장장이 자가용으로 데려다 준다길래 시간을 넉넉히 잡고 출발하였습니다. 출발한지 얼마가지 못하였는데, 도로 위에 차가 서있습니다. 터널 안에서 사고가 나 오도가도 못하고 고속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죠. 사고가 정리되고 다시 움직일 즈음, 이미 시간은 많이 흘러 비행기 출발 시각에 한시간 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공장장은 거의 거의 날아갈 정도의 속도로 맹렬히 달립니다. 겨우 40분 남기고 공항에 도착해 신속한 탑승수속으로 겨우 탑승마감 시간에 보이딩게이트에 당도했죠.

 

  하지만 전철을 이용하고도 비행기를 놓칠뻔 했죠. 토쿄역에서 나리타익스프레스 전철을 타고 공항으로 가는데 절반도 못간 지점애서 달리는 전철에 행인이 달려들는 사고가 발생하였죠.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전철은 움직이지 않을 예정이니 비행기 시각이 급한 분은 다른 교통편을 이용하라는 안내 방송까지 나옵니다. 결국 나는 십만원을 훌쩍 넘기는 비용을 지불해 택시로 공항에 온 적이 있습니다.


  방콕 전철은 지상철인 BTS와 지하철인 MRT가 있고, 또 공항철도가 있습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노선을 확장하고 있는데, 아직은 5개 노선이 운행되고 있습니다. 지하철이나 지상철은 티켓이 얇은 플라스틱 카드인데, 공항철도 티켓은 사진과 같이 코인으로 되어 있네요. 파야타이에서 40분 정도 가니 공항에 도착합니다.


  우리가 이용할 제주항공 발권 창구는 길게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30분 정도는 기다려야 차례가 올 것같아, 아내한테 줄에 서있도록 하고 창구를 스캐하여 보았습니다. 창구가 꽤 많이 준비되어 있지만 우리가 공항에 도착할 즈음 단체관광객 대부분이 이미 도착해 줄을 서 있다보니 우리가 거의 맨 끝입니다. 창구 한쪽 끝에는 단체관광객 창구라고 되어 있고 대기열이 한산합니다. 우리도 사실 단체 관광객 아닐까 해서 창구에 물으니 대기열을 정리하던 직원이 캐리어를 가져오라고 합니다. 아직도 맨 뒤에서 기다리는 아내에게 손짓을 하여 캐리어를 가져왔습니다. 순식간에 우리는 발권을 마치고 출국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죠. 너무 일찍 수속이 끝나 탑승하려면 한시간 반이나 남았네요. 마지막은 우리에게 많은 행운을 안겨주는 여행입니다.


패키지여행이 주는 단상

  추운 겨울에 이사한 후 휴식차 계획에도 없는 여행을 급하게 준비하다 보니 패키지 상품을 선택하였죠. 처음으로 해보니 패키지여행은 결론적으로 우리에겐 맞지 않는 옷이나 다름없었죠. 수박 겉핥기식의 관광명소 방문이나, 옵션을 빼고나면 너무 느슨한 일정 그리고 시도때도 없이 요구되는 추가비용... 차라리 가격이 비싸더라도 노팁-노옵션 상품을 선택하여 가는 편이 훨씬 나을 겁니다.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여행은 6개월 전부터 대략적인 일정을 확정합니다. 우선 싸게 나온 항공권 구매를 위해 IN-Out 공항을 정하는거죠. 그리고 나서 숙소와 렌터카를 예약을 서두르죠. 얼리버드가 먹이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일찍 서두를수록 싸게 예약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다음에는 구체적인 여행일정을 준비하죠. 하루를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당일 관광명소별 코스를 정하고 이동수단을 정합니다. 그다음엔 구체적인 예산을 뽑고, 여행 계획을 확정합니다. 마지막으로 여행사가 패키지상품에 올라와 있는 일정표보다 입체적인 여행계획서를 확정하고 동행자와 공유하며 출발일자를 기다리게 되죠.

 

  아마도 패키지여행으로만 갈 수 있는 여행지 빼고는 더이상 패키지상품을 선택할 일은 없을 거 같네요. JTBC 뭉쳐야 산다 팀 멤버들처럼 바쁜 스케쥴로 스스로 계획을 짜고, 항공권이나 숙소를 제때 예약할 시간을 낼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람들에겐 패키지여행이 또하나의 답이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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