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도매’, 3자물류로 시장 커진다

최근 의약품 도매업체들의 위수탁 시장에 속속 진입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형 도매업체들이 잇따라 물류센터를 오픈하고 있고, 일부는 단순 보관을 넘어 직접 배송에 나섰다. 이는 사실상 도매 의약품 전문 3자물류 업체를 표방하는 것이다.
물류업계는 당장 영업에 나서기보다 시장이 성숙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언제든 여건이 허락하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는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김포고촌은 지금 의약품 천국
보건복지부는 의약품 도매업체의 난립으로 혼탁해진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오는 4월부터 업체에게 의무적으로 50평 이상의 창고면적을 두도록 하는 규정을 시행한다. 대형 도매업체들은 자금력을 앞세워 자체 물류센터를 오픈하고 있다. 특히 주요 업체들은 앞 다투어 김포에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국내 최대 도매업체로 꼽히는 쥴릭파마가 냉동·냉장시설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3층(약 1,2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와이디피, 부림약품, 송암약품, 동원약품 등 국내 업체들도 터를 잡았다.
도매업체가 김포고촌물류단지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입지다. 서울 강남까지 약 25km, 일산과 부평에 약 18km의 거리에 불과해 수도권 내 1시간 이내로 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외 다른 지방에서도 물류센터 오픈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는 50평의 창고 확보가 중소 도매업체들에게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대형 도매업체들은 중소업체들의 물량을 확보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3PL로 영역 넓혀…1일 3배송도 가능
대형 도매업체들은 보관을 넘어 배송서비스로 영역을 넓혀가는 추세다. 일부 업체는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차량을 확보하여 적게는 1일 2배송에서 많게는 1일 3배송까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의약품유통업협동조합(이사장 고용규)도 올해 공동물류센터 구축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한다.
업계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의약품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대형화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소 도매업체에게는 창고를 구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보관 공간을 확보하고, 규정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도매업체들의 3자물류 진입 시도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최근 신축되는 물류센터 중에는 입지는 물론 자동화 설비 등 전문 물류기업의 물류센터에 버금가는 품질을 보여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중소 도매업체들이 이왕이면 같은 업종의 업체에 맡기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해관계 탓에 계약 접근 어려워
물류업계는 일단 시장을 지켜보다가 수요가 발생하면 영업에 나서겠다는 분위기다. 물량이 많은 대형 도매업체는 자체적으로 센터를 확보하고 있고, 중소 도매업체들은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계약하자는 도매업체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관서비스를 하려면 일정 부분 물량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업체들을 모으는 작업에 너무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의약품 도매업계의 특성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도매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배송지가 같고 부피가 작은 제품이 많다보니 물류업체 입장에선 동시에 배송해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도매업체들은 경쟁사에 영업 정보가 새어 나갈 수 있다고 보고 꺼리는 일이 많아 계약 접근이 쉽지 않다. 도매업체끼리 거래처를 빼앗는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물류업체들은 영업활동 대신 도매업 면허 취득 등 서비스를 위한 사전 준비에 나서고 있다. 시장이 성숙해지면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한 물류업체 담당자는 “몇몇 도매업체의 물류센터는 설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서비스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관리가 되지 않으면 결국 물류업체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출처 : SERI.org / SCM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