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두발로 누빈 세상/31. 산행일지 7

지리산 화대종주5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시인 이원규)

지리산 종주를 다녀온 지 보름이 지났다. 종주를 출발하기 전에 이원규 시인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을 몇 번을 읽고, 되뇌였던 건만. 이번에도 건성으로 지리산을 훑고 지나왔다. 시인이 내게 말해 주고자 했던 걸 난 한 줄도 느껴보지 못하고 왔으니까.... 지리십경 중에서 어느 하..

[2015.10.27] 지리산 화대종주4 - 결국 대원사길을 포기하고 중산리로

03:30 세석에서 행장을 꾸려 길을 나섰다. 천왕일출을 보려면 세석산장에서 이시간에 떠나야한다. 안개가 온세상을 덮고 있다. 나처럼 천왕일출을 보려는 산객이 하나 둘 길을 나섰다. 세석에 제법 경사가 있는 촛대봉을 넘어 젖어있는 나무뿌리와 자갈들이 얽혀있는 험로를 렌텐에 의지..

[2015.10.26] 지리산 화대종주3 - 노고단에서 세석까지 무념한 산행

04:00 서둘러 행장을 채비하고 취사장으로 나섰다. 이른 저녁부터 잠을 이루려 했으나 잠을 잘 수 없었다. 아무리 잠을 청하려해도 도시 잠이 오질 않는다. 까닭을 알 수 없었다. 산장 안은 훈훈해서 속옷만 입고 있어도 덥다. 덥고 건조하여 잠을 못이루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난방이 잘..

[2015.10.25] 지리산 화대종주2-화엄사에서 노고단 오르는 길이 이리 힘들었나

05:05 어제 밤에 맞추어 놓은 귀뚜라미 알람이 나를 깨운다. 어제 꾸려놓은 배낭을 짊어지고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무게가 제법20kg에 육박하는지 근 10년 가까이 산행을 멀리하면서 부담을 느낄 정도로 무끈하게 어깨를 압박한다. 잠실나루에서 버스를 내려 지하철 역까지 걸어가는데 ..

오래된 지리산 산행 정리 (천왕봉 일출, 겨울 산행, 대원사 하산기)

1. 첫 지리산 산행, 중도 포기 지리산을 처음 찾은 게 아들이 중학교 입학하던 해 여름이다. 아이들과 어릴 때부터 산을 자주 다녔지만 아들은 영 내켜하지 않았다. 청주에 살던 시절 아이들 이모들과 함께 우암산, 태조산 같은 시내에 가까운 산들과 태백산, 조령산, 노고단 처럼 제법 먼 ..

(2005.11.12-14) 10년 전에 아내와 함께한 지리산 종주 - 2015년 화대종주를 준비하며 회상하다

갑자기 시간이 많아지니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숙제들을 하나하나 해치우고픈 욕구가 솟는다. 서울로 직장을 옮긴 다음부터 주말마다 아내와 산을 찾는게 꽤나 즐거운 낙이었다. 우리나라에 솟아있는 이름깨나 가지고 있는 명산 중에서 절반은 다녀 본거 같다. 아내가 토요일도 일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