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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산업은 물류로 통한다"는 산업계의 오래된 말이 있다. 이는 병원산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병원계는 그동안 물류에 대해서 비용 절감에만 초점을 맞추며 등한시 해왔다. 제대로 된 관리자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물류 체계를 가동해왔고 표준화 미비, 성과지표 부재, 데이터에 기존한 객관성 부족 등 물류 시스템에 대한 개념조차 부재했던 상황.
이에 산업 전문가들은 미래 병원은 물류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병원 전체가 나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물류컨설팅 박찬석 대표 22일 르네상스호텔 유니버셜룸에서 열린 '병원의료산업 희망포럼'에서 대량생산으로 빠른 공급을 우선하는 '물류'와 생산성을 중시하는 '산업',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고자 하는 '병원'이 추구하는 가치는 동일하다고 전제했다.
물류는 물건과 서비스의 효과적 흐름을 말하는데 원·부자재가 생산현장에 투입돼 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 출하해 이것을 최종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수송·하역·포장·보관 등 전 과정을 말한다.
특히 병원에서의 물류의 개념은 의료기기·물품, 약제 등의 관리를 말하는 것으로 현재 우리나라 의료현장에서는 속된 말로 '잡일', 구매 담당자에만 국한된 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해외서는 특히 병원물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국의 경우 의료인 수급문제로 인력대체 방안을 모색하는 등 의료비 절감방안을 마련하던 중 병원별 자가물류보다는 그룹화를 통한 중복투자 방지로 의료환경을 개선했다.
아울러 구매분야 97% 이상을 구매대행사에 위탁을 하고 사설GPO나 병원간 연합구매 대행사 설립을 통한 Buy Power 강화에 나섰다.
일본의 병원의 경우도 마찬가지 구매관리, 재고관리, 재생관리, 공급·반송관리에 관한 업무, 공간, 정보를 한곳에 통합해 이것을 종합적 관리하는 SPD(Supply, Processing, Distribution)를 적용해 조직적 통합에 성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의료수익 대비 의료원가에서는 재료비에 대한 원가 비율이 30%에 달하다. 이에 박 대표는 이를 시스템적으로 효율화한다면 병원 경영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의료수익 대비 의료원가 비율 |
박 대표는 "지난 아날로그 시대에 기업에서조차 물류는 부족한 것을 메워 주는 것. 보조적 역할에 지나지 않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기업경영의 핵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인터넷 서점 아마존의 경우 수익 창출을 하는데 10년이 걸렸는데 이 10년은 물류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통 트랜드가 변하고 있다. 지난 80년대는 가격 경쟁이었다면 90년대는 제품경쟁 21세기는 다양한 유통채널의 통합을 통한 혁신이 키워드가 됐다. 이는 병원산업도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정보화 등을 통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병원물류정보화 과정 |
그러면서 병원 물류의 문제점으로 내부적으로는 ▲병원 자체의 물류중요성 인지 부족 ▲물류관리 분산으로 효율성 감소 ▲병원 물류 아웃소싱 부재 등을 지적했고 외부적으로는 ▲납품업체 협업체계 미흡 ▲효과성 높은 공동 구매 토양 전무 ▲병원 물류 관련 제대로 된 법과 제도 부재 ▲전자상거래 미비 ▲대형 공급체계가 부족 등을 꼽았다.
박 대표는 "기업과 병원 물류는 큰 차이가 있다. 기업의 경우 생산성을 추구하며 약육강식의 경쟁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변화를 해왔지만 병원은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환자들이 알아서 찾고 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망하는 산업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효율성을 증대할 수 있게 하는 물류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지 않았던 것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병원계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물류가 중요하다고 인식하기 시작한 단계지만 본격적으로 도입이 안 되고 있다. 극단적으로 병원이 망하고 일자리 없어지고 해야 바뀔 것이다. 그전에 병원계 리더들이 이를 인지하고 물류 시스템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물류비 절감에만 관심을 가지고 방치하던 현재의 병원 물류운영을 병원 전체가 나서 바뀌야 하며 특히 의료진들의 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변화를 위해서는 내부 관리가 바뀌어야 한다. 자재 구매에서는 현재 간호사의 관리에서 끝나고 있는데 이를 병원장들을 비롯해 전 병원 측면에서 나서야 한다. 병원 물류도 아웃소싱을 맡기고 평가 표준화를 통해 신속한 물류체계가 완비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병원 물류는 의료진의 만족이 커야 하며 협력업체도 중요하다. 화장품 업계에서 아모레퍼시픽이 물류의 최고라고 평가받고 있는데 이 기업의 개선 타겟은 손님이 아닌 대리점 점주, 방문판매자들이었다. 이를 만족시키는 것이 곧 기업 발전에 토대가 된 만큼 병원들도 의료유통 개선에 의료진들을 염두해둬야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와 같은 의견에 병원계, 산업계 관계자는 동감을 하며 장기적 관점으로 개선될 점으로 인지해 나갔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 가이드라인과 모델 개발이 시급해 보인다.
의료기기업체 관계자는 "매출과 이윤보다 서비스에 대한 가치가 상위로 가야한다는 말에 동의한다. 병원 입장에서 현 시점이 이익지향인지 고객중심으로 갈 것인지 방향 설정이 중요한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물류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자체가 없기에 병원과 산업계가 어떤 포인트에 중점을 둬야할지 고민이 된다"고 호소했다.
중소병원 관계자도 "병원이 물류에 대한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기업과 병원은 상황이 다르다. 병원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묶여 있고 추구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원장을 중심으로 한 리더의 결정만으로는 혁신이 어렵다. 반면 기업은 생산성이 목표고 저항이 적다. 이 점에 대해 산업계가 충분히 공론화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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