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World Tour/41. APAC

[미야자키] 휴가시의 명승지 우마가세와 크로스의 바다

학이시습지야 2016. 2. 1. 14:52
반응형

  2016년 1월 17일(일)

  이전 회사 동료의 요청으로 1월에 일본 미야자키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정확히는 미야자키현 북쪽에 위치한 휴가시(日向市, Hyuga-si)에 있는 투석용 바늘제조회사 심사를 도와주러 다녀왔다. 일본을 그동안 여러차례 다녀올 기회가 있었지만 큐슈의 남쪽지역인 가고시마나 미야자키는 기회가 좀처럼 찾아오질 않았었다.  

  공항에 도착해 자동 체크인 코너에서 티켓을 받고, 수하물 발송 카운터에 짐을 부친 다음, 면세점에 들러봐야 살 것도 없어 바로 보딩 게이트에 자리를 잡았다. 탑승하려면 아직도 한시간 반은 더 남았는데, 연결편 항공편으로 인해 30분 더 지연된다고 한다. 무료한 시간을 책으로 때우는 사이, 함께 갈 동료와 심사관을 만났다. 서로 자리를 확인하는 사이 내 좌석이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된 사실을 알았다. 이전에도 종종 경험을 하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처음이다. 이코노미 탑승이 만석이었나보다.


  비즈니스석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받는 사이 벌써 미야자키 공항에 착륙해버렸다. 이륙한 지 겨우 한시간 반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밖은 겨울비가 질척거리며 내리고 있었다. 인천에서 미야자키는 아시아나가 주 3회 운항하는데 대부분이 골프여행객이다. 수하물을 기다리고 있는데, 골프채가 족히 200개는 되어보인다. 

  어둠이 짙게 깔린 청사 밖은 이국적인 모습을 헤아릴 수 없고, 공항에서 전차로 한시간은 달려야 오늘의 목적지에 당도할 수 있다. 휴가시에 도착해 예약한 호텔이 걸어서 6분인데도 굵은 빗방울을 피하기 위해 택시를 탔다.       


  2016년 1월 18일(월) 

  어제 밤에 내리던 비는 그쳤고, 하늘은 다시 파란 색으로 빠뀌었다. 서울 날씨보다 푸근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싸늘한 냉기가 아침 공기를 팽팽하게 당기고 있다. 서울보다는 대략 40분 정도 해가 일찍 뜬다. 호텔이 주는 아침 식사를 먹기 전에 어제 내린 휴가시역까지 걸어가 보았다. 정말 오분 거리였다. 오는 길에 아침 일찍 등교하는 어린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반바지에 두툼한 잠바조차 걸치지 않고 일렬로 걸어가는 모습이었다. 첨엔 그냥 학교에 가나보다 하였는데, 녀석들이 걸어가는 모습이 마치 일렬로 진행하는 지하철 객차처럼 맨 앞에서 걸어가는 아이를 따라 죽~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길도 건너고, 횡단보도도 가로질러 간다. 40여년 전에 새마을 운동의 일환으로 한동네 학생들이 아침에 깃발을 따라 두줄로 등교해야만 하는 시절이 있었다. 오늘 본 모습도 그때와 흡사한다.   


  구글에서 휴가시에 대해 알아보니 인구 6만 규모의 자그마한 소도시였다. 호텔 창 밖으로 보이는 광경도 소박한 시골 도시 모습 그대로다. 도로를 달리는 차도 상당수가 노란색 번호판이다. 노란색 번호판은 경차임을 증명하여 여러가지 혜택을 준다. 사실 자그만한 도시라고 하지만 호텔이 5 곳이나 된다. 오늘 우리가 방문하게 될 공장도 휴가시 임해공단 안에 들어있는데, 공장 방문갹이 많아서 호텔도 제법 성업 중인 것 같다. 

  경차가 많이 보이는 것과 함께 토요타가 대표하는 하이브리드 카인 프리우스는 우리가 호텔에서 공장까지 이용한 택시의 주 기종이었다. 공장까지의 편도 거리가 1.8키로정도였는네 요금은 어김없이 900엔이 나왔다. 기본요금이 토쿄나 오사카에서 720엔이었는데, 여긴 시골이라고 480엔이다. 그마져도 택시회사마다 다르다. 480엔 기본요금에 기본구간 1km인 경우도 있고, 520엔 기본요금에 1.2km를 기본구간으로 하는 회사도있다. 쿠폰제도도 있어 같은 회사 택시를 10번 타면 11번째는 기본요금이 무료란다. 우리야 10번 탈일이 없어 그 혜택을 누리진 못했다. 


2016년 1월 19일 


   오늘은 계획하였던 심사가 일찍 마무리되었다. 아침에 우리를 공장에 데려다 준 택시기사를 오후에 다시 불러 호텔로 돌아가면서 휴가시 명소에 대해 문의하니 몇 곳을 추천한다. 그 중에서 시간과 동선을 고려하여 우마가세와 해안절벽, 그리고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크루스의 바다를 보기로 하였다.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던 택시를 타고 한 30분 정도 태평양 바다 방향으로 달리니 우마가세 주차장에 도착했다. 두시간 뒤에 다시 만날 지점을 약속하고 걸어서 우마가세로 향했다.



 

  날씨는 한없이 청명한데, 바람의 세기가 장난이 아니다. 오늘 골프하시는 분들은 고생 꽤나 할 바람이다. 주차장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니 7~80여미터 높이의 주상절리가 깎여내린 절벽이 우리를 맞이한다. 리아스식 좁은 해안에 단구형태로 이루어진 절벽인데, 안내판에는 쿠로시오 해류가 만들어낸 대자연의 경이로움이라고 하면서 대략 1500만년전에 형성된 단층이라고 한다. 주상절리에서 잠시 머물며 사진도 찍고 자연이 주는 혜택을 감상하였다. 단구를 훑어오는 바람이 제법 상쾌하고 시원하다. 우리나라를 가로막고 있는 인본 열도의 동쪽에 연해있으니 태평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었다.


  다시 길을 재촉하여 걸기를 시작하자 마자 바로 우마가세-휴가곶이 나왔다. 탁트인 바다. 마치 우리나라 동해안의 어느 절벽에 온 것 같았다. 상쾌하고 시원한 바다 바람과 끝없이 이어진 수평선, 그리고 무료하지 않는 경치를 위해 떠있는 자그마한 돌섬. 가슴을 활짝 열고 바다를 향해 큰 호흡을 들이마셨다.


  갔던 길을 다시 돌아나와 Cross의 바다로 향했다. 아까 택시에서 내린 주차장에서 걸어서 한 20분 정도 가야한다. 남국의 정취를 상징하는 야자나무들이 걸어가고 있는 도로 양 옆에 가로수로 서있다. 별로 어렵지 않은 길을 걸어서 오늘 보려고 했던 마지막 명소인 'Cross의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앙증맞은 전망대에 도착했다.

  'Cross의 바다'는 큰 암초가 십자가 모양의 바다를 보여주고 있어 그렇게 불리우게 되었는데, 전망대에 서있는 종을 울리면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런 연유인지 종 아래에는 남산에 걸려있는 자물쇠 처럼여기도 자물쇠가 놓여있다. 그걸 걸어둘만한 쇠줄은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일행들과 소원도 빌고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택시기사와 약속한 시간이 다가왔다. 이렇게 미야자키 휴가시의 출장은 우마가세 관광을 마무리하면서 남은 일정은 업체 심사를 마무리하면서 끝났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