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트로트가 방송가 연예프로그램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어느 종편에서 트로트라는 장르를 슈퍼스타K같은 포맷에대입하여 우승자를 가리는 경연이 공전의 히트를 치고 이어서 올해까지 이어진다. 작년에는 여성 트로트 경연이었고 금년에는 남성 트로트 경연이었는데 종편사상 최고의 시청율을 자랑하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우리집에는 JTBC를 제외한 종편방송을 시청할 수 없다. 채널 숨기기를 기능을 걸어놔서 TV조선, 체널A, MBN은 아무리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려봐도 나오질 않는다. 그러다 보니 휴대폰을 통해 뉴스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눈에 띠거나, 사람들 사이에 최근의 관심사중 하나의 이슈로 화제가 되기 전까지는 이들 종편에서 어떤 류의 드라마를 하는지, 어떤 종류의 연예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지 우리 가족에겐 알길이 없다. 사실 JTBC도 세월호 뉴스와 관련해 손석희 앵커가 아니었으면 지금도 '트래블러'라는 여행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는지 몰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채널을 숨겨두었더라도 요즘은 이들 종편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는 프로그램이 나오면 스마트폰을 검색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접근하게 되어있다. 더구나 사람들 사이에 관심과 이목을 집중하여 받는 프로그램은 더 쉽게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세간의 회자되는 프로그램중에서 가장 핵심의 되는 부분만을 추려내어 유투브에 올리고 그걸 내려받아 공유하다 보니 전파속도는 마하급에서 이제는 빛의 속도에 버금간다.
결국 나도 종편사상 현재까지 가장 높은 시청율을 기록한 미스트롯, 미스터 트롯을 유투브를 통해 노래를 듣게 되었고, 때로는 자주 애용도 하였다. 누가 일등인 진에 오르고 누가 선에 오르느냐는 사실 큰 관심은 없었다. 내게 관심은 젊은 친구들이 '흘러간 노래' 혹은 '중년이나 좋아할 노래'라 여겨지던 트로트를 참으로 맛깔스레 잘 부른다며 감탄을 하곤 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최종 결선까지 올라간 소위 Top 7들은 이미 가수로 데뷔하여 활동을 하고 있으나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좋은 곡을 받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아직 때를 제대로 만나지 못해서 일까? 그 답은 사실 내게 궁금하지 않다. 이제까지야 어찌되었든 앞으로 이들에게 장미꽃이 양 옆에 드리운 아스파트길이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도 모르게 미스터 트롯에 관심이 가던 차에 스마트폰 뉴스 창에 자주 '조명섭'이라는 이름이 어느 순간부터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또 트로트야? 하며 애써 관심을 두지 않으려하였다. 그 이면에는 종편이 너무 의도적으로 이들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을 가지고 다양한 포맷으로 우려먹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지루함도 들어있었다.
하지만 나도 남들과 같은 세상 관심에 멀리할 수 있을 정도로 둔감하고 싶지도 않고, 사실 트로트 장르를 꽤나 좋아해 노래방에 갈라치면 부를 줄 아는 노래가 사실 트로트밖에 없었다. 하여 유투브 검색창에 '조명섭'을 쳐보았다. 역시나 트로트 가수로 나와 있었고, 작년말 종편이 아닌 지상파 방송의 '트로트가 좋아'라는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가수였다.
노래 실력을 감상할 겸하여 해당 경연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만 편집해 올린 유투브를 들어보았다. 요즘 활동하는 가수가 부른 노래가 아닌 해방공간에서 고단한 삶을 살아가던 우리의 부모님 세대가 함께 공감하며 부른 노래였다. 더구나 어느 원로가수의 창법을 그대로 빼어닮았다. 연달아 두 곡의 노래를 듣고 나는 그만 그에게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처음에는 원로가수 모창으로 착각하였는데 두 세번 듣고 나니 그만의 창법으로 부르고 있었다. 특히 고음으로 자연스레 나오는 바이브레이션은 정말로 감미로왔다. 무려 두시간가량 이 가수와 관련된 유투브를 모두 찾아서 들어보았다.
그리고 경연 프로그램에서 그가 한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겨우 22살 어린 청년의 삶 속에서 나왔을까 싶을 정도로 내게는 가슴이 찡한 그의 소감은...
" 세상엔 부족한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중 한사람이 저이기도 합니다. 세상이란 무엇이냐 할 거 같으면,
부족한 사람들이 서로 돕고 하나돼서 살아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런 좋은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그 힘을 많이 응원해주셨기 때문에
힘을 받고 그 보답으로 노래를 선사해드릴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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