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월에 아내가 여름 옷이 반반한 게 없다며 천호동 현대백화점에 가서 반팔 피케이 티셔츠와 스판 골프바지를 사줬다. 평소에는 중저가품을 주로 구매하여 입었는데 제대로 된 걸로 하자고 하면서.. 셔츠와 바지를 합쳐 30만원 정도를 지불하고 사와서, 필드 나갈 때만 입어야지 히며 제법 아껴입었다. 일년에 필드 나가는 횟수도 서너차례밖에 안되고, 그것도 멤버쉽 골프장이 아닌 아주 저렴한 퍼블릭으로...
지난 5월 3일 오랜 친구 부부와 함께 그린피 싸게 나온게 있다고 해서 함께 라운딩을 하고 와서, 아내가 그날 입은 옷을 바로 빨아야 한다고 서두르길래 밤도 너무 늦었으니 내일 새탁기로 돌리라고 하는데 부득불 손빨래를 한다. 세탁기 소리난다며..
그다음날 오후에 빨래를 걷어오던 아내가 내 바지를 보더니 깜짝 놀란다. 마치 옷을 뜨거운 이불 밑에 집어넣고 위에다 무거운 걸 올려 놓은 것처럼 쭈글쭈글하고 재봉선이 지나간 곳은 모두 실밥을 잡아당긴 것처럼 홀친 주름이 져 있었다. 한두푼짜리도 아닌 대폭 할인해서 140,000원이나 주고 산 Hazzys 바지가 완전히 쭈그러져 있다.
쭈그러진 바지를 백화점 매장에 들고 가서 보여주니 매장에서도 깜짝 놀라며 Hazzys 본사에 보내 알아보겠다고 해서 맡겨놓고 왔는데, 오늘 Hazzys Sport 의류의 원인규명팀 상담원 (한XX) 한테서 답변이 왔다. 답변 내용이라는게 어이가 없었다.
1) 쭈그러진 원인은 30도 이상의 뜨거운 물로 새탁해서란다. 찬물로 손세탁을 했다고 해도 자꾸 우긴다.
2) 구매한지 2년이나 되었기 때문에 40% 를 보상해 줄 수 있는데, 그것도 다른 제품으로 살 때 차감하는 조건이란다.
3) 이러한 조건이 맘에 들지 않으면 소비자 보호원으로 자기들이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4) 제품의 내구연한이 3년이고 구매한 지 2년 지나면 40% 보상이 소비자보호원 규정에 나와있다고 한다.
그래서 소비자보호원이 아니라 Hazzys 품질관리팀에서 35도 이상의 고온에서 세탁할 경우 내가 산 제품처럼 구겨지면 나도 인정하겠다고 자체 실험을 하자고 제안하니 그건 안된다고 한다, 그 당시의 제품 시료가 없다면서.
그러면 실과 원단을 공급한 업체를 알려주면 내가 직접 찾아가서 내 돈으로 유사한 성질의 원단과 실 사올테니 실험을 하자고 했더니, 이마져도 안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40%가 소비자보호원의 권고인데 10% 더 보상가를 올려 준다고 한다.
물론 억지를 부리는 고객들로 말미암아 요즘 소비재 기업이 힘든 줄은 알지만, 멀쩡해야 할 바지가 사서 입은지 겨우 세번 빨래했는데, 완전 오그라든 모양을 했는데, 이에 대해서 제대로 원인을 밝혀보자는 제안도 묵살하고, 소비자보호원만 찾는다, 그것도 고객이 아니고 제품을 판매한 기업이...
내가 그 바지 없으면 입고 다닐 것이 없는 것도 아닌데, 안전히 억지부리는 고객으로 치부하고 소비자보호원에 자기들이 직접 의뢰한다고 한다. 아내가 화가 치밀었는지 한마디 한다.
Hazzys 앞으로 안사면 되! 그만하자!!
'90. 日新又日新 > 91. 나에게 부친 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년 여름휴가 계획 (0) | 2015.06.05 |
---|---|
다시 시작한 자출 그 3일째 (0) | 2015.06.04 |
어버이날 (0) | 2015.05.10 |
벌과 파리의 생존대응 방식 (0) | 2015.05.07 |
一勤天下無難事, 百忍堂中有泰和 (0) | 2015.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