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은 휴대폰시장에서 피할 수 없는 한판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차세대 휴대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휴대폰 유저들에게 강한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국내에 PCS통신사업자 발표되면서 본격적인 모바일 통신시대를 열었고 이를 가능케해주는 휴대폰이 일반인에게도 쉽게 사용가능한 시대로의 진입을 용이하게 하였다. 처음에는 휴대폰기기에 단순히 전화번호 입력, 문자수발신등의 기본적인 기능을 탑재한 기기였으나 10여년이 지난 지금에는 휴대폰이 기본적인 통신소통의 기능에다가 음악저장 및 재생, TV시청, 카메라 기능 및 유료 인터넷브라우져 기능들이 담겨있다. 더우기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하면서 휴대폰은 Wi-Fi가능 지역에서는 인터넷에 접속이 가능해지고 사무실에서 자신의 컴퓨터로 하던 업무를 사무실 밖에서도 가능하게 만들었고 급기야 애플폐인(?)까지 만드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과거의 애플 맥PC와 같이 아이폰도 폐쇄적인 운영체계를 고집하고 있어 아이폰을 이용하는 유저들은 음악을 다운받거나, 사진을 저장하거나 할때에는 반드시 아이튠스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불편함을 공략하기 위하여 휴대폰제조사들이 연합하여 안드로이드라는 공동의 운영체계(OS)를 개발하여 애플타도의 연합전선을 구축하여 공격하고 있다. 일부에서 안드로이드가 애플을 위협하는 선을 넘어 애플을 이미 넘어섰다고 성급하게 예단하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과거 소니의 실패사례를 보면 애플의 현재 행보가 결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다.
2. 소니의 실패사례
세계 전자업계에서 소니 브랜드는 전자제품의 대명사와 다를바 없었다. 소형 가전인 라디오, 녹음기, 워크맨, 오디오를 거쳐 TV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해왔음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하지만 최근의 소니는 과거의 명성이 많이 퇴색되고 있다. 라디오와 녹음기 및 워크맨은 MP3 플레이어에 잡혀버렸고, TV시장은 브라운에서 평판TV로 빠르게 전환되는 과정에서 투자 타이밍을 놓쳐버려 한국의 삼성과 LG에 멀찌감치 뒤쳐져있다. 이런한 소니의 시련에서 가장 뼈아프게 만든 실패사례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것이 베타멕스 VCR이다. 소니는 1975년 베타맥스를 출시하면서 VCR의 대량 판매시장을 형성하였으나 1989년 마쓰시타의 VHS에 완전히 시장을 내어주고 시장점유율 0.3%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시장에서 퇴출되고 말았다. 시장을 선도하고 화질과 품질이 마쓰시다에 월등히 우수한 포맷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경쟁구도에서 완전히 밀려나는 쓰라린 패배를 맛보게 되었을까?
3. 베타맥스의 실패 원인
베타맥스가 실패한 첫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는 것은 기술에 대한 자만심이라고 볼 수 있다. 최초의 VCR 제품은 Ampex가 시동을 걸었고 이에 자극받은 소니와 마쓰시타가 공동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U-Matic 이라는 제품을 내놓았지만 기술적인 한계때문에 더 이상의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각 사가 독자적인 길을 나서게 되었다. 이때 소니는 고화질과 비용절감 중 어디에 차별화전략의 방점을 두고 전개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창업주 모리타의 신조인 “ 늘 앞장서라, 절대 뒤따라가지 말라”라는 경영방침에 따라 녹화와 재생시에 원본 그대로의 재현능력을 갖춘 제품개발에 전력하여 마침내 시장에 내놓게 되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라는 자만심 속에서 마쓰시타와는 다르게 경쟁업체들에게 제품의장권의 공유 및 양도를 하지않고 독자적인 마케팅과 제품 배급망 구축에 나섰다. 이렇게 함으로서 마케팅과 제품 배급에 소요되는 경비가 상대적으로 많아지게 되고 라이선스 비용이라는 부수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었지만, 베타맥스가 성공만 한다면 증가되는 비용보다 훨씬 많은 이윤을 챙길 수 있고 경쟁정도가 낮기 때문에 가격 책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는 도박을 걸어버렸다.
하지만 마쓰시타는 소니에 비해 열세위치에 있는 영상 및 음향의 재생성능을 따라잡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저비용으로 생산능력을 향상시키는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였고 다방면에 걸쳐 VHS방식에 대한 자체 기술 특허를 출원하였다. 따라서 다른 제조사들도 마쓰시타의 특허를 얻어 VHS에 대한 제조사들 사이에서 해당기술 개발 경쟁구도가 더욱 더 치열해졌다. 이러한 결과로 마쓰시타의 VHS는 소니의 베타맥스에 비해 가격이 더욱 더 저렴해졌고 더우기 베타맥스의 약점으로 드러난 녹화가능시간114분의 한계를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카세트와 저속테이프로 말미암아 2시간으로 늘리는 데 성공하였다. 사실 대부분의 TV방송용 영화는 2시간의 녹화능력을 갖추어야 VCR 본래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결국 소니는 기술지상주의에 의한 방송화질과 동등한 수준의 화질재현 및 음향성능 구현에 집착하여 최고 품질의 제품을 개발하는데는 성공하였으나 고객의 편익에 기초하여 고객이 VCR을 구매하여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등한시한 것으로 보인다. VCR에 깃든 그 자체 기술만으로는 제품의 핵심기능에는 완벽하리만치 충실하였으나 고객의 눈높이에서 바라볼 때는 너무 고가에다가 사용법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불리함을 어쩔 수 없이 수반하고 말았다.
베타맥스의 두번째 실패원인은 경쟁사와 기술 공유를 등한시하여 다양한 제품개발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앞서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소니의 베타맥스는 복잡한 제품 설게구조로 인하여 특허 출원이 상대적으로 어려웠고 또한 경쟁업체와 특허의 공유로 인해 경쟁적으로 제조사간의 기술개발을 촉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잃어버렸다. 이와 반대로 마쓰시카는 특허를 공유하는 회사들과 함께 연합하여 기술개발의 경쟁을 심화시켜 베타맥스에 상대적으로 열세인 화질과 여러가지 기능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여 제품에 탑재할 수 있어 고객은 이제 가격, 기능, 제품 특성에 맞춰 다양한 선택의 폭을 가지고 각자의 구매취향에 따라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소니와 경쟁하는 업체는 물론이고 서로 경쟁하는 업체들 마져도 VHS를 더 지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VHS제조사들은 제품의 차별화, 비용우위 등 갖가지 전략을 구사하며 시장을 파고들어 VHS는 점점 더 베타맥스의 시장을 잠식해나갈 수 있었고 결국 앞지르는 힘을 갖게 되었다.
베타맥스의 새번째 실패원인은 비디오대여 배급망의 상실이다. VCR이 탄생한 것은 텔레비젼 방송에서 제공하는 영화나 드라마등을 녹화하였다가 보고싶을 때 다시 꺼내어 보는 것을 기본적인 기능으로 하여 개발하게된 것이다. 이러한 제품 개념에 충실하여 텔레비젼 방송의 화질과 동등한 화질의 녹화 및 재생을 가능케함과 아울러 타임시프팅 및 영상스캐닝 기능까지 개발하여 탑재시켰다. 하지만 1977년 미국의 폭스사를 필두로 비디오 대여시장이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헐리우드 영화를 재생하여 보려면 재생시간이 최소한 2시간은 넘어야 하는데 베타맥스는 114준에 불과하여 대여되는 비디오를 마음대로 골라서 재생하여 볼 수가 없었다. 소니는 부랴부랴 화질은 조금 떨어지지만 장시간 녹화재생이 되는 제품을 출시하였으나 이미 구입한 베타맥스와 호환이 되지않았다 따라서 베타맥스로 녹화된 테이프는 그 이후에 보완되어서 나온 제품에서는 재생이 되지않았다. 즉 초기모델과 후속 모델이 상호호환이 되지 못하여 비디오를 빌려서 보고자하는 고객은 두 모델을 겸비해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하여야 했다. 이러한 불편함이 고객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문제화되고 이런 이유로 비디오 대여점은 점점 더 베타맥스로 저장된 영화보다는 VHS로 저장된 비디오를 구비하게 되었고 이러한 현상이 확산되면서 베타맥스의 보급율은 현격히 떨어지고 말았다.
비디오 대여점의 이러한 행보에 베타맥스의 미국내 시장 점유율은 일년사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으나 비디오 대여시장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고 이런 대여테이프의 유용성 덕분에 다양한 종류의 VHS모델은 더욱 많은 소비자의 지갑으로 깊이 파고들어가고 말았다. 아울러 소니는 또 하나의 패착을 두고 말았다. 홈 비디오가 성장함과 함께 섹스 산업이 홈 비디오 시장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소니는 자신들의 제작 방식 즉 베타방식으로는 포르노를 영화의 도구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였으나, VHS진영은 이러한 제작을 적극 장려하였고, 지칠 줄 모르는 미국의 포르노 홈 비디오의 힘에 결국은VHS가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결국 헐리우드를 내편으로 끌어들이지 못한 소니의 실수는 뛰어난 성능과 우수한 품질을 갖추고도 시장에서 밀려나고 마는 비운을 맛보고 말았다.
4. 애플의 미래
과거 애플은 퍼스널 컴퓨터시장에서 소니와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다가 쓰라린 실패를 맛본 경험이 있다. 그 당시에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본인이 자신의 회사에서 쫓겨나는 모욕마져 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 아이팟으로 다시 화려하게 무대 전면에 복귀하여 연속으로 아이폰을 출시하여 세간의 이목을 끌어모으고 나아가 아이패드를 선보였으며 조만간에 아이TV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스티브 잡스는 폐쇄적인 사업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유저들 사이에서는 제품 그 자체가 제공하여 주는 편익에 취한 나머지 부수적인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관대하다. 아이폰이 불량나더라도 경쟁위치에 있는 제품에 비해서 서비스 제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거나 제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여도 무시로 일관하는 고자세에 고객은 언제까지 관대한 아량으로 애플을 보듬고 참고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즉 소니는 마쓰시타의 VHS에 비해 자신의 베타맥스의 뛰어나 성능과 품질에 도취하여 자신들의 의지와 전략에 의해 시장을 주도하고 지배하여 나갈 것이라는 자만심을 시장에 드러내고 말았다. 그리고 그러한 전략은 고급화에 경도된 소비자들에게는 성공하였다. 즉 화질과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고집하는 수요자 층은 소니의 베타맥스에 충성스런 고객이었으나, 나머지의 대다수 고객은 사용이 편리하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으면서 접근이 용이한 제품에 구매의사결정을 하기쉽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현재와 같은 인기를 구가하며 지속적으로 시장을 주도하여 나갈 수 있을지는 앞으로 두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와 같은 품질 우선의 제품전략과 독자적인 운영체계와 폐쇄적인 호환전략은 애플을 에워싸고 합종연행을 통해 협공에 나선 다국적 메이커들의 안드로이드의 개방형 운영체계의 무차별 공략에 맞서서 독자생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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