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문화유산 이야기/21. 궁궐이야기

[덕수궁] 1. 근대의 문을 연 조선의 마지막 궁궐, 덕수궁

학이시습지야 2016. 4. 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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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몽진에서 돌아온 선조가 탄식하며 몸을 누인 곳

  임진왜란으로 의주까지 피난을 떠났다가 다시 한양을 돌아와 보니 임금과 신하를 반겨야 할 궁궐은 모두 소실되었지요. 선조는 임시거처로 월산대군 집이었던 곳에 주변 가옥을 합하여 궁의 역할을 만들게 하여 머물게 됩니다. 선조는 이곳으로 온지 15년만에 석어당에서 승하하게 됩니다. 이어서 왕위에 오른 광해군은 창덕궁을 중건하여 이어한 다음, 선왕이 기거한 것을 기려 경운궁이라 명하였습니다. 이후부터 약 270년동안 빈 궁궐로 남게 됩니다. 다만 임진왜란으로 인해 겪은 '곤란한 아픔을 잊지 말자' 는 회한의 장소가 되어 후대 왕들이 때때로 이 곳 경운궁을 방문하여 국정을 바르게 펼치고자 하는 다짐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2. 대한제국의 정궁(?)이 된 덕수궁

  오랫동안 비어있던 경운궁은 을미사변을 겪은 고종은 일제로부터 신변의 위협에서 벗어나고자 은밀히 러시아 공사관으로 파천하게됩니다. 러시아공사관에 기거하면서 고종은 외국공사관과 인접해 있는 경운궁을 은밀히 궁궐로서의 격식을 갖도록 중건합니다. 1897년 경운궁으로 환궁한 고종은 그해 8월 나라이름을 대한제국으로 바꾸고 청나라의 간섭에서 벗어나 황제로 등극합니다. 하지만 점점 더 노골화되어 가는 일제의 국정 개입은 결국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의 자주권을 빼앗기게 됩니다. 이에 고종은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기 위하여 헤이그에 밀사를 파견하지만 이마져도 열강의 방해로 실패하고 급기야 일제에 의해 황제의 자리에서 퇴위당하고 맙니다. 고종을 이어 황제가 된 순종은 고종이 있는 경운궁에서 창덕궁으로 강제로 이어합니다. 이에 순종은 태황제인 고종의 '치덕과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경운궁을 덕수궁이란 궁호를 바치게 됩니다. 이때부터 경운궁에서 덕수궁으로 바뀌어 불리면서 오늘에 이르게 됩니다.



3. 덕수궁도 다른 궁궐과 함께 일제에 의해 파괴되지요.

  고종이 황위에서 물러나자 덕수궁은 일제에 의해 파괴되기 시작합니다. 궐내각사와 환구단이 철거되고 1919년 고종마져 승하하자 상당수의 전각이 매각되어 팔려나가고 그 자리를 공원으로 조성하여 일반에게 공개합니다. 심지어 궁궐 관리인을 매수하여 불이나게 하는 비열한 만행마져 저지르기를 마다하지 않았지요.

  덕수궁은 다른 궁궐과 달리 근대 서구 문물을 받아들여 짓게 됩니다. 서양식 건축 양식으로 지은 석조전, 정관헌, 중명전에서 그런 면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건 당시 이미 주변에 서구 열강의 외국 공관이나 선교시설 및 학교가 들어서 있었음을 알수 있는 자취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아픈 기억을 간직하였던 덕수궁을 둘러보면서 전각들이 저마다 토해내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더욱 의미가 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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