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만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스티브 잡스
2011년 10월 5일 췌장암을 이기지 못하고 56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지금의 애플을 최고의 기업으로 올려놓은 최고의 경영자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디자인에 대한 강한 고집, 마케팅에 대한 남다른 생각, 어느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는 불같은 성격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지켜온 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나드느 IT생태계 속에서 '물리적 공급사슬'과 디지털 콘텐츠를 전달하는'디지털 공급사슬'을 융합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내는데 SCM을 새롭게 이해한 사람 중의 하나다.
두가지의 공급사슬은 어느날 갑자기 구축된 것이 아니고, 애플이 처해있는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하나씩 완성되어 나갔다. 물리적 공급사슬은 1990년대 후반 매출급락과 재고 증가로 좌초위기에서 이를 극복하면서 완성되었고, 2000년대 초 PC산업의 위기를 직감한 스티브 잡스가 이를 헤쳐나가기 위한 애플만의 혁신적인 방법을 구축하면서 완성되었다.
티모시 쿡이 일구어내 물리적 공급사슬 운영전략
스티브 잡스에 이어 애플의 CEO에 오른 티모시 쿡(Timothy Cook)은 1998년 애플에 승선하기 전에는 PC 공급업체인 컴팩(Compaq)에서 SCM을 책임지는 자리에 있었다. 1980년대 승승장구하던 애플의 PC매출이 1997년에는 IBM과 여타 PC업체에 밀려 급격한 하강곡선을 그리고 순이익도 이전의 1/3 수준으로 급락했다. 그 여파로 완제품과 부품재고도 창고에 넘쳐나서 우선 이 문제부터 해결하고 나아가 근본적인 물리적 공급사슬을 혁신하는 임무를 티모시 쿡에게 부여되었다.
티모시 쿡은 우선 재고삭감에 착수하여 70일 분의 재고를 30일 분으로 축소시켰다. 이어서 자체생산 중이었던 완제품과 PCB를 아웃소싱으로 전환하고 핵심부품 납품업체 수도 100여 곳에서 24개로 집중화시켰다. 이에따라 재고감축과 생산 아웃소싱을 통해 애플이 운영하던 물류센터 10곳을 폐쇄할 수 있게 되었다.
안정적인 수요예측을 위하여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기존 제품을 모두 소진하기 위하여 시장의 제품 판매흐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생산수량을 조절한다. 이로서 기존제품의 할인판매나 신제품의 자기잠식(Cannibalization)을 최소화되도록 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물량수급을 위하여 계약 생산업체(Contract Manufacturer) 와 핵심부품 공급업체에게는 발주와 동시에 현금결제라는 무기를 활용한다.
이러한 공급사슬 운영으로 제품을 생산하여 고객에게 판매하는 공급사슬의 하류(Downstream)전략은 제품재고 최소화를 도모하고, 부품을 공급하는 공급사슬 상류(Upstream) 전략은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대량 계약과 현금결제를 통한 공급자 통제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탁월한 공급사슬 전략의 성과로 부품재고는 150일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완제품 재고는 5일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 수준은 삼성전자의 21일분,10일분의 델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애플이 가지고 있는 제2의 공급사슬 - 디지털 공급사슬
1998년부터 시작된 PC가격 하락은 PC산업은 기술혁신이 아닌 생산성혁신으로 경쟁구도가 바뀌게 된다. 1998년 PC가격지수가 1,084였으나 2002년에는 1/4 수준인 276으로 급락했다. 이로인해 수익율과 R&D 투자도 동반급락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해지는 시기였다.
2001년 1월 매킨토시를 이용한 디지털 허브(Digital Hub) 전략을 발표했다. 더이상 기업의 수익모델로서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PC의 고유 기능에 디지털카메라와 음악플레이어, 전화기 등의 디지털 정보를 다루는 기기들의 허브기능을 부여한다는 전략이었다. 애플은 디지털 허브전략 발표와 함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IT 생태계를 위해 후속 작업을 서둘렀다.
PC와 디바이스를 함께 구동시킬 수 있는 운영체계(OS)를 개발, 새로운 CPU를 도입, 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 개발, 이들을 유통시킬 앱스토어 구축의 4가지 프로젝트를 착착 진행하였다. 그 결과 그 당시에 아무 생소했던 디지털 공급사슬 체계를 완성하였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디지털 공곱사슬에서는 상품인 콘텐츠가 디지털 환경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재고부담이나 물리적 운송비등이 거의 들지 않는다.
SCM이 정의한 애플의 비즈니스 모델
디지털 공급사슬을 활용한 애플의 첫번째 비즈니스 모델은 아이팟(iPod)에 적용되었다. 단순한 음악 재생기기로서 아이팟의 본질적인 기능은 여타 제품과 크게 차이가 없지만, 데스크탑과 연결된 아이튠즈와 뮤직스토어 소프트웨어와 결합되면서 아이폰 등장 이전까지 애플의 확실한 캐시 카우(Cash Cow)였다.
아이튠즈에서의 음원판매 자체로는 거의 수익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었지만 물리적 공급사슬과 결합되면서 아이팟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서 어플리케이션 유통까지 더해지면서 아이팟과 전화기 기능이 더해진 아이폰의 판매 수량은 독보적인 애플의 경쟁전략을 독보적인 수준으로 올려놓게되었다. 이는 마케팅 전략에서 자주 소개되는 면도기-면도날 비즈니스 모델과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 출처: 민정웅저, 미친SCM이 성공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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