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문화유산 이야기/21. 궁궐이야기

[경복궁] 8. 대원군이 조대비에게 바친 자경전

학이시습지야 2016. 3. 25.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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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흥선대원군이 선물한 대비전
  헌종(24대)의 어머니인 신정왕후 조씨는 흥선대원군의 둘째 아들이 12세 나이에 조선 26대 왕위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분이죠. 사실 흥선대원군은 인조의 셋째 아들인 인평대군의 6대손으로 왕족으로는 아주 먼 친족에 불과하였지요. 철종이 후손을 두지 못하고 승하하자 신정왕후는 안동김씨 세도가 계속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흥선대원군과 손을 잡고, 은밀히 흥선의 둘째 아들 이재황을 왕위에 올리는데 성공하였지요.


  이에 흥선대원군은 신정왕후의 거처를 궐 안에서 가장 화려하고 세심하게 만들어 은혜에 보답하고자 했죠. ‘자경’이란 이름은 정조가 즉위하면서 혜경궁 홍씨를 위해 창경궁에 자경당을 지은 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그 의미는 왕이 어머니나 할머니 등 왕실의 안어른께 경사가 있기를 바란다는 뜻이죠. 전각의 모습은 연로하신 대비의 취향에 맞춰 행각을 없애고 담장을 두르고 있지요. 자경전은 두 차례의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1888년에 재건하여 경복궁 침전의 전각 중 유일하게 남아있는 옛 건물입니다.


  자경전 동쪽에는 남향으로 돌출시킨 누각인 청연루를 배치하였는데 여름에 시원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하였지요. 반대족인 서쪽에는 겨울에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복안당에 온돌을 들여놓았습니다. 자경전을 오르는 계단 양쪽에 돌로 된 짐승이 앉아있는 것도 다른 전각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2. 대비마마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마음이 곳곳에...

  흥선대원군은 자경전 곳곳에 조대비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기 위해 아주 세심하게 짓고, 이름도 붙이고, 여러가지 조형도 꾸며습니다. 자경전에 들어서는 대문 이름도 '만세문'으로 한 것이 첫번째 증거구요. 자경전에는 온돌방을 많이 마련했는데, 방들과 연결된 10개의 연기 길을 모아 북쪽 담장에 하나의 큰 굴뚝을 만들었습니다. 땅 밑으로 난 연기 길은 담장과 그 앞으로 한 겹 내밀어 쌓은 벽 사이로 이어져 있지요. 굴뚝 벽면 중앙에 십장생들을 묘사하고, 위 아래로는 학과 불가사리, 벽사상 등을 배치하여 악귀를 막고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굴뚝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조형미가 빼어나 조선시대 궁궐 굴뚝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십장생 굴뚝이 두번째 증거입니다.



  구름, , 한 쌍의 , 왼쪽으로 보이는 활짝 핀 국화와 소나무 아래 뛰어노니는 사슴, 아래쪽으로는 불로장생의 상징 불로초거북이 한 쌍이 대나무 사이를 기어가고 있지요.  파도 모습은 을 상징하고 오른쪽에는 비록 십장생은 아니지만 왕실의 번영을 기원하는 포도, 연실, 석류를 넣어 자손을 많이 낳기를 기원하였지요.

  굴뚝 위와 아래에 십장생을 지키는 서수(瑞獸)들을  배치하였습니다. 위에는 불로초를 입에 문 학이 양쪽에서 영생을 기원하고, 가운데에 나티를 배치하여 외부의 침입을 막게 하였습니다. 아래쪽에 있는 불가사리는 굴뚝으로 몰래 들어올 지 모르는 사악한 기운을 막고 있고요, 굴뚝 양 옆에는 한자로 편복(蝙蝠)이라고 하는 박쥐가 새겨져 있습니다. 박쥐는 예로부터 오복을 지켜주는 수호자이자 덕을 많이 쌓은 사람의 행복을 지켜주는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3. 자경전의 으뜸 자랑거리 꽃담. 

  세번째 증거. 자경전은 여러가지 무늬가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는 담을 두르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꽃담이라고 하는데 대비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화초와 문자들을 돋음새김으로 부조하여 꾸며놓았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이 매화문장의 그림과 복숭아 사이에 춘(春)과 만(卍)를 새겨놓은 문자를 볼 수 있습니다. 복숭아와 모란 문양 사이에 다시 문자를 새겨넣은 걸 볼수 있지요..

  이처럼 꽃담에는 매화, 복숭아, 모란, 석류, 꽃과 나비, 국화, 대나무를 각각 독립해서 담장에 그려넣었고 맨 끝에는 석쇠무늬 안에 여러 종류의 꽃을 넣은 그림이 들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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