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뉴요커 이틀차의 여유
뉴욕에서 3일째다. 아직도 시차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미국에 건너온 지도 벌써 일주일이 다되어가는데 도무지 시차적응이 되질 않는다. 밤이 늦어 간신히 잠을 이뤘다가도 새벽녘에 눈이 뜨인다. 전에는 이틀만 지나면 바로 적응 되었는데 신체리듬이 이제는 바뀌질 않는가 보다.
오늘도 아점을 한인식당에서 먹고 어제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버스 정류소에서 '166 Express'를 기다리리라 맘먹고 식당을 나서는데 바로 그 버스가 정류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부리나케 도로를 가로질러 버스에 올랐다. 정류장을 출발한 버스는 한군데 정류장에서 손님을 태우고는 바로 맨하탄으로 들어가는 전용도로로 들어섰나 싶었는데 링컨터널을 들어가고 있었다. 정말 20분도 안되어 Port Authority Terminal에 도착해버렸다.
오늘은 브루클린 다리를 도보로 건너 Century 21에서 쇼핑, 배터리파크에서 자유의 여신상, 9.11 추모관을 거쳐 뉴저지 Hoboken에서 아들과 저녁을 먹는 일정이다. 저녁식사는 맨하탄에서 미술공부를 하고있는 회사동료 딸의 대학원 졸업을 축하하는 자리로 마련하였다.
2. 브루클린다리(Brooklyn Bridge)에 낭만을 싣고
Port Authority에서 지하철 Blue (A,C)선을 타고 High St.역에서 내렸다. 햇살이 제법 따갑게 내리쬐는 더운 날씨다. 지도를 따라 Brooklyn Heights 산책로로 향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아이들과 처음으로 사진을 찍었던 바로 그 장소를 아내와 함께 찾아나선 것이다. 그 자리에서 우리 둘이 오붓하게 사진을 남기고 싶었다.
맨하탄과 브루클린을 연결하는 이 다리는 길이 1,053m로 한강에 놓여있는 약 30개 정도의 다리들과 비슷한 길이다. 하지만 다리의 쓰임새가 140년 전에 건설된 다리치고는 꽤 잘 만들었다. 사람들이 걸어다닐 수 있는 널찍한 인도가 차가 다니는 차로 위에 별도로 만들어져 있다. 천천히 걸어가면 30분 정도 걸리는데 꽤 낭만적인 보행길을 제공한다. 맨하탄과 연결하는 뉴욕의 다리는 건설 자재만 다르지 모양은 전부 엇비슷한 형태를 보인다.
우리도 다리 위를 걸어가보기로 하고 다리 들머리를 찾았다. 입구를 찾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별다방에 잠시들러 땀을 들였다. 별다방을 나와 입구를 찾아 걷는데 관광객 한무리가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자세히 보니 브리클린 다리 옆에 놓여있는 맨하튼 브리지 교각 원 안으로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쏙 들어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일전에 무한도전에도 소개된 곳이라고 한다.
막상 다리 위로 올라오니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땀을 식혀주어 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더운 날씨에도 다리 위를 걷는 관광객이 무척 많다. 84미터 이르는 고딕아치 아치와 다리 상판을 이어주는 로프가 거미줄을 처럼 얽혀있는데 마치 데칼코마니 거미줄같다. 15년이란 공사기간동안 20여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다리를 설계한 존 로블링도 다리 공사가 시작되던 해에 사고로 죽어 자신이 설계한 다리를 보지도 못하였단다. 카메라 다리를 받쳐놓고 사진을 찍어보려니 오고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좀처럼 타이밍을 잡을 수가 없다.
3. Century 21에서 쇼핑하는라 오후시간을 다 보냈다.
여행을 하다보면 으례히 쇼핑을 할 시간이 들어간다. 맨하탄 같이 땅값이 상상을 초월하는 곳에 자리잡은 쇼핑몰은 임대료를 감안하면 결코 가격이 쌀 수가 없다는 논리에 잡히게 마련인데, 그 논리를 뒤집는 곳이 있다.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끔찍한 사건 중 하나인 9.11테러의 현장 바로 옆에 서있는 디스카운트 스토어인 Century 21은 가격이 참 착하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Polo나 타미 셔츠가 $15.99~$25.99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우드버리 아웃렛은 각 브랜드별로 매장이 독립어있는데 반해 여기는 우리나라 백화점의 편집매장과 흡사하다. 한 공간에 각 브랜드가 함께 진열되어 있다. 자기 기호에 맞는 브랜드를 한 곳에서 선택할 수 있다.
아내가 아침에 신고 나온 신발이 오래되어선지 밑창이 떨여져 나가기 직전이다. 하는 수 없이 아내와 함께 땀도 들일 겸 쇼핑시간을 가져보기로 하였다.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어 있는 브랜드의 구두 가격이 참 착하다. 아내가 쇼핑 하는 걸 도와주러 왔다가 나도 신발 한켤레 건졌다. 아내 운동화하고 내가 고른 구두를 합쳐서 $100에 계산을 마쳤다.
4. 세계 금융의 중심지 월 스트리트
예정에 없던 쇼핑시간이 길어져 당초 계획한 자유의 여신상 방문을 취소하고 세계 금융의 중심지 Wall St.로 가기로 하였다. 쇼핑에 몰두하다보니 점심시간을 놓쳐 배가 무척 고팠다. 문을 열고 나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식당을 찾았다. 메뉴를 고르고 음식나오는 걸 기다릴 처지가 아니어서 버거킹에 자리를 잡았다.
배고픔을 해결하니 다시 걸어다닐 힘이 생겼다. 쇼핑센터에서 두 블럭을 지나니 도로 표지판 Wall St.가 나왔다. 전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은 서브프라임 사태의 주범(?)인 리먼브러더스 본사도 눈에 띄었다. 뉴욕 증권거래소와 비껴 서있는 페더러 홀과 워싱턴 동상을 배경으로 많은 관광객이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증권거래소는 오늘 신규로 상장한 회사인지는 모르지만 회사를 소개하는 광고판이 걸려있다. 오늘은 내가 가지고 있는 종목이 올랐어야 하는데...
증권거래소를 지나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Bowling Green이라는 조그만 공원이 나온다. 여기에 맨하탄의 또 하나 명물이서있다. 전에 왔을 때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저녁무렵인데도 관광객으로 둘러싸여 보이질 않는다. 저돌적인 모습으로 서있는 숫소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 온 관광객이 이것을 만지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웃지 못할 속설에 너도나도 모여서 있어 도무지 한컷을 남길 엄두가 나질 않는다. 하는 수없이 그냥 돌아서기로 하였다. 다음을 기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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