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서 보낸 열흘간의 여행, 마지막날이다.
아들을 만나러 미국에 건너와 SF와 NY을 여행하는 일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추운 날씨에 고생한 요세미티공원과 맨하탄의 낮고 밤을 누비며 내가 좋아하는 마천루의 멋진 야경을 안내해준 아들이 고맙다. 그동안 다섯차례에 걸쳐 미국 여행을 하였는데 이번엔 이전보다 무척 여유로운 일정이었다. 전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돌아다녀야 할 곳을 마치 고등학교 수학여행 다니듯이 빠듯하게 가족을 이끌고 다녔었다. 그러다 보니 여행을 준비한 나야 내가 보고싶었던 많은 명소를 보고 감상할 수 있었지만 함께 다니는 가족들은 때로 지치고, 힘들어 눈 앞에서 펼쳐진 멋진 모습이나 명소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하루하루 스케줄을 만들 때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은 가능하면,
1.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을 최소화하자. 그럴러면 방문하는 도시 수를 적게 가져가야 한다.
2. 방문명소도 오전에 한군데, 오후에 한군데로 한정하자. 정말로 가보고 싶은 곳을 엄선하여 그곳에서 여유롭고 많은 시간을 기질 수 있다.
3. 도시간 이동이 있는 날은 도착하면 그날 하루는 아무런 일정이 없이 쉰다. 체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여행이 즐겁다.
4. 준비한 일정은 최대한 맞추되 상황에 맞게 신축적으로 조정한다.
사실 여행사 상품을 구매하여 여행하면 이런 번잡한 수고를 하지않아도 되지만 그동안 가족과 함께 한 여행이 한번도 여행사를 좆아다녀보질 않아서 이제는 아예 익숙하지 않다. 으례히 우리끼리 만든 코스와 장소를 찾아다니는 스타일에 익숙해져 버렸다. 여행사 상품보다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갈 수도 있지만, 우리만의 여행을 할 수 있는 무형의 가치는 화폐 그 이상의 이득이 있지않을까?
2. 일요일 아침 가족과 함께 맨하탄 한인성당에서 미사를 보다.
아침에 아들이 차를 몰아 우리를 맨하탄에 있는 성 프란치스코성당(St.Francis Friary & Church NYC)에 내려주었다. 일요일 오전에 함께 미국에서 그것도 맨하탄 한가운데 있는 한인 성당에서 함께 미사를 봉헌하자는 아들의 배려가 짙게 묻어나왔다. 혼자서 미국에 온지 10년. 힘들고 외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찾아온 곳이었을까? 아들을 가운데 두고 아내와 함께 미사에 참석하였다. 대부분이 한인교포들이고 중간중간에 미국인들도 드문드문 보였다. 한인을 위한 미사 봉헌을 마치고 나오는데, 이어서 미국인이 집전하는 미사가 있는지 현지인들이 속속 성당 안으로 입장하고 있었다.
3. 맨하탄의 노량진 시장 Chelsea Market에 가다.
일요일 맨하탄 거리는 서울의 대학로를 연상케 한다. 차량통행을 막아놓고 그 안에 시장이 들어섰다. 여러가지 잡화며 먹거리들이 거리에 진열되어 지나가는 구경꾼을 유혹한다. 6월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태양은 아주 따갑게 어깨를 파고든다. 좌판에 걸려 있는 상품들을 구경삼아 둘러보고 아침겸 점심을 먹으로 Chelsea 마켓으로 이동하였다.
버려진 식료품 공장을 개조하여 다양한 식료품 가게들이 입점한 뉴욕의 명소로 탈바꿈하였다. 특히 뉴요커들에게 뉴욕의 맛집 집합체로 알려져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아 맛집 순례를 하기도 한단다. 특히 이곳의 랖스터는 저렴한 가격에 믿을 수 있는 맛으로 정평이 나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메뉴라고 한다. 우리도 예외없이 랖스터를 주문하여 맛나게 먹었다. 한가지 곤란한 점은 가게마다 편안히 먹을 수 있는 넉넉한 테이블과 의자가 없다. 그래서 우선 자리부터 잡아놓고 먹거리를 주문하여야 한다. 지나가는 통로에 있는 테이블을 잡아야 하는데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
5. 여행 마무리
열흘 일정의 여행도 내일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르면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오늘은 아들과 마지막 저녁을 먹는 날이다. 밖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오니 아들이 자기 방으로 오시란다. 올라가보니 홍어와 김치를 준비하였다. 미국에서 홍어구하기도 어렵지만 삮힌 김치를 얻기는 더더욱 어려웠을텐데.. 아들과 술잔을 나누며 오랜만에 회포도 풀고 부자간의 정도 나누고... 이 모습을 바라보는 아내가 무척 행복해 보인다.
아들이 하고자 하는 일과 소원하는 것들이 가능하면 빨리 이루어지길 마음 속으로 빌어보면서 공항에서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15시간의 비행으로 우리는 다시 우리가 살던 일상으로 돌아간다. 내년에 다시한번 미국에 있는 아들을 보러 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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