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선시대 임금은 불리는 이름이 여섯개에 이른다.
요즘 주말사극에서 보면 명종이 신분을 숨기고 옥녀에게 자기 이름을 밝힙니다, '이 환'이라고. 이처럼 태어나면 일반 백성하고 똑같이 이름이 붙여집니다. 정조임금 이름 '이 산'도 이미 잘 알려졌지요. 조선시대 왕은 태조, 정종, 태종, 단종을 제외하고 모두 이름을 외자로 붙였습니다. 본래 임금의 이름은 함부로 부를 수 없으며 왕의 이름에 쓰인 한자를 문서에 쓸 수 없도록 정해져 있었지요. 따라서 왕이 될 왕자의 이름은 실생활에서 잘 쓰여지지 않는 하나의 한자를 써서 붙였지요.
왕자가 자라 성인이 되면 원래 이름 외에 별도로 이름을 다시 받게 됩니다. 이를 '자' 라고 합니다. 또 자신의 별칭으로 '호'가 있었지요. 스스로 붙이기도 하고, 스승이나 친구가 붙여줍니다. 예를 들어 정조임금은 이름이 '이 산'이고, 자는 형운(亨運), 호는 홍재(弘齋)였습니다. 이제까지는 살아있을 때 불리던 이름이었구요.
왕이 승하하게 되면 신하들은 일생동안의 업적을 평가하여 그에 걸맞는 이름을 지어 올리게 되는데요 이를 시호라고 합니다. 대개 시호는 중국 황제의 승인을 받게되어 있습니다. 정조의 시호는 좀 긴데요, 문성무열성인장효(文成武烈聖仁莊孝) 입니다. 왕이 승하한 지 3년이 되면 왕의 신위가 종묘로 옮겨지게 됩니다.
이 때 '종묘에서 부르는 호칭'인 묘호가 정해집니다. 우리가 역사시간에 부르는 태정태세문단세하는 왕의 이름이 바로 묘호입니다. 묘호는 조(祖)나 종(宗)을 붙이게 되는데요, 나라를 세운 태조 이성계 이외에는 묘호에 조(祖)를 붙이지 않는 것이 옳았으나, 세조와 인조는 종 대신 조를 묘호에 붙였지요. 두 임금 사후에 왜 그런 묘호가 붙여졌는지 왠지 느낌이 옵니다. 한명회 권세와 병자호란의 치욕을 함께 겪은 효종의 심중을 헤아려보면.... 나머지 네 분의 임금은 본래 종이 붙여졌는데 고종임금이 대한제국을 열면서 조로 바꾸었지요. 이 네 분의 임금은 선조, 영조, 정조, 순조 입니다. 다른 이는 조는 공이 탁월한 임금에게, 종은 덕이 출줄한 임금에게 붙였다고 해석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2. 영원한 왕의 휴식처, 현궁(玄宮). 왕릉의 내부구조
학창시절 경주나 부여로 수학여행을 가게되면 으례 찾게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왕릉이지요. 천마총과 무령왕릉은 발굴되어 내부까지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지요. 왕과 함께 부장된 왕관이나 집기등 당시의 찬란한 유물들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도 백제 초기의 왕릉을 일반인이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삼국시대의 무덤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고대 유적발굴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이나 문화수준을 추정하는 중요한 역사적 단초를제공합니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왕과 왕비가 영원히 안식할 곳인 왕릉에 대해서도 규범을 만들어 거의 모든 왕의 무덤이 동일한 방식으로 축조되었지요. 왕릉의 조성 절차, 배치구조, 석물의 의미, 제례의 절차를 담은 문화유산채널 비디오를 클릭하면 아주 자세히 볼수 있습니다.
http://stream.k-heritage.tv/data/2013/animation/2013ani00005.mp4
왕과 왕비가 머무는 곳을 우리는 궁이라고 하는데 죽음을 맞이해서 묻히는 무덤조차도 '현궁'이라고 합니다. 현궁은 왕릉의 중심적인 공간으로 왕과 왕비가 계신 곳으로 궁궐의 침전에 해당되지요.
현궁은 돌판으로 석실 공간을 만들고 남쪽으로 출입문에 해당하는 문비석을 세웠습니다. 세조부터는 '백성이 고달프다'하여 석실 대신 회격(구덩이를 파고 그 주위를 석회로 메워 다짐)을 사용하였습니다. 현궁 위에는 흙을 쌓아 봉분을 올리고, 봉분 주위에 여러 석물을 배치하였습니다.
왕릉이 완성되면 조정에서는 능을 관리할 신료인 '능참봉'를 선발하게 됩니다. 능참봉은 종9품 벼슬에 지나지 않지만, 임금의 능을 관리다는 상징성으로 인해 관료진출에 유리한 자리였습니다. 능참봉 중에 제일 유명한 사람은 아마도 한명회일 것입니다. 칠삭둥이 한명회가 수양대군에게 발탁될 당시 벼슬이 능참봉이었으니까요.
능참봉이 되기 위한 필수자격은 양반에다가 생원시나 진사시에 합격하여야 합니다. 이들 중에서 가급적 연배가 많은 이를 임명하였지요. 이들이 맡은 역할은 능역을 관리하고, 제례를 준비하며, 필요시 공사를 감독하기도 합니다. 통상 한 능에 두사람을 임명하여 각각 보름씩 근무하며 최소 2년을 는 관리인으로 지내게 되지요. 이들이 받는 녹봉은 매달 쌀 10두(요즘으로 1말이 4.8kg이니 쌀 반가마가 조금 넘네요), 콩 5두 정도니 대략 20만원 정도???
3. 왕릉은 종류도 여러가지..
1) 단릉 : 약 15기 정도가 단릉으로 조성되었는데요, 중종은 정릉에 모셔져 있고, 그의 정비 단경왕후는 온릉에, 제1계비 장경왕후(인종의 모후)는 희릉에 제2계비 문정왕후(명종의 모후)는 태릉에 모셔져 있습니다. 이 네개의 릉은 모두 각각 하나의 봉분에 한명씩 안치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왕과 왕비가 단독으로 모셔져 있는 형식을 단릉이라고 합니다.
2) 합장릉 : 인릉을 보면 순조와 순원왕후가 하나의 봉분 안에 함께 모셔져 있습니다. 이를 합장릉이라고 부릅니다. 세종도 소헌왕후와 합장릉에 모셔져 있습니다.
3) 동봉삼실릉 : 경기도 양주 유릉에는 조선의 마지막 왕인 순종황제와 정비인 순명효황후, 계비인 순정효황후가 왼쪽에서부터 나란히 하나의 봉분에 모셔져 있습니다.
4) 쌍릉 : 약 10기의 왕릉이 쌍릉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곡장 안에 두 개의 봉분이 마련되어 있는 형식으로 헌릉에는 태종과 원경왕후의 봉분이 나란히 모셔져 있지요.
5) 동원이강릉 : 광릉이나 정릉에 가면 공원을 두르는 울타리 안에 두 개 혹은 세 개의 왕릉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광릉에는 세조와 정희왕후가 V자 모양으로 각기 나뉘어져 왕릉이 모셔져 있습니다. 선정릉에는 성종과 계비인 정현왕후가 따로 곡장과 봉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같은 울타리를 한 묘역에 두개의 능이 조성되어 동원이강릉(同圓異岡陵)이라고 합니다.
6)동원상하릉 : 효종이 묻혀있는 영릉은 같은 곡장 안에 위에는 효종이 바로 아래에는 인성왕후의 능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조성되어 있는 것을 동원상하릉이라고 합니다.
7) 삼연릉 : 헌종이 모셔져 있는 경릉에 가면 묘역을 두르고 있는 곡장 안에 나란히 세 개의 봉분이 모셔져 있습니다. 이를 삼연릉이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정릉, 홍릉, 영릉같이 왕릉에도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이 또한 신하들의 의견을 물어 왕이 능호를 붙였습니다. 대개 외자로 붙였는데, 태조 이성계만이 건국의 공을 기려 건원릉(建元陵)이라 붙여졌습니다.
다음 번에는 왕이 승하하여 치르는 국장 순서와 왕릉 조성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 조선왕릉 일람표
대 | 능명 | 능주 | 조성연대 | 형태 |
1 | 건원릉(健元陵) | 제1대 태조고황제 | 1408년 | 단릉 |
제릉(齊陵) | 제1대 태조 원비 신의고황후 | 1391년 | 단릉 | |
1392년(봉릉) | ||||
정릉(貞陵) | 제1대 태조 계비 신덕고황후 | 1409년(이장) | 단릉 | |
2 | 후릉(厚陵) | 제2대 정종과 정안왕후 | 왕:1420년 | 쌍릉 |
비:1412년 | ||||
3 | 헌릉(獻陵) | 제3대 태종과 원경왕후 | 왕:1422년 | 쌍릉 |
비:1420년 | ||||
4 | 영릉(英陵) | 제4대 세종과 소헌왕후 | 1469년(이장) | 합장릉 |
5 | 현릉(顯陵) | 제5대 문종과 현덕왕후 | 왕:1452년 | 동원이강릉 |
비:1513년(이장) | ||||
6 | 장릉(莊陵) | 제6대 단종 | 1698년(봉릉) | 단릉 |
사릉(思陵) | 제6대 단종비 정순왕후 | 1531년 | 단릉 | |
1698년(봉릉) | ||||
7 | 광릉(光陵) | 제7대 세조와 정희왕후 | 왕:1468년 | 동원이강릉 |
비:1483년 | ||||
추존 | 경릉(敬陵) | 추존 덕종과 소혜왕후 | 왕:1457년 | 동원이강릉 |
비:1504년 | ||||
8 | 창릉(昌陵) | 제8대 예종과 계비 안순왕후 | 왕:1470년 | 동원이강릉 |
비:1499년 | ||||
공릉(恭陵) | 제8대 예종원비 장순왕후 | 1461년 | 단릉 | |
1471년(봉릉) | ||||
9 | 선릉(宣陵) | 제9대 성종과 계비 정현왕후 | 왕:1495년 | 동원이강릉 |
비:1530년 | ||||
순릉(順陵) | 제9대 성종원비 공혜왕후 | 1474년 | 단릉 | |
10 | 연산군묘 | 제10대 연산군과 거창군부인 | 왕:1512년(이장) | 쌍분 |
비:1537년 | ||||
11 | 정릉(靖陵) | 제11대 중종 | 1562년(이장) | 단릉 |
온릉(溫陵) | 제11대 중종원비 단경왕후 | 1557년 | 단릉 | |
1739년(봉릉) | ||||
희릉(禧陵) | 제11대 중종1계비 장경왕후 | 1537년(이장) | 단릉 | |
태릉(泰陵) | 제11대 중종2계비 문정왕후 | 1565년 | 단릉 | |
12 | 효릉(孝陵) | 제12대 인종과 인성왕후 | 왕:1545년 | 쌍릉 |
비:1578년 | ||||
13 | 강릉(康陵) | 제13대 명종과 인순왕후 | 왕:1567년 | 쌍릉 |
비:1575년 | ||||
14 | 목릉(穆陵) | 제14대 선조 | 왕:1630년(이장) | 동원이강릉 |
원비 의인왕후, | 원비:1600년 | |||
계비 인목왕후 | 계비:1632년 | |||
15 | 광해군묘 | 제15대 광해군과 문성군부인 | 왕:1641년 | 쌍분 |
비:1623년 | ||||
추존 | 장릉(章陵) | 추존 원종과 인헌왕후 | 왕:1627(이장) | 쌍릉 |
비:1626 | ||||
1632년(봉릉) | ||||
16 | 장릉(長陵) | 제16대 인조와 원비 인렬왕후 | 1731년(이장) | 합장릉 |
휘릉(徽陵) | 제16대 인조계비 장렬왕후 | 1688년 | 단릉 | |
17 | 영릉(寧陵) | 제17대 효종과 인선왕후 | 왕:1673년(이장) | 동원상하릉 |
비:1674년 | ||||
18 | 숭릉(崇陵) | 제18대 현종과 명성왕후 | 왕:1674년 | 쌍릉 |
비:1684년 | ||||
19 | 명릉(明陵) | 제19대 숙종 | 왕:1720년 | 동원이강릉 |
2계비 인원왕후 | 1계비:1701년 | |||
2계비 인원왕후 | 2계비:1757년 | |||
익릉(翼陵) | 제19대 숙종원비 인경왕후 | 1680년 | 단릉 | |
20 | 의릉(懿陵) | 제20대 경종과 계비 선의왕후 | 왕:1724년 | 동원상하릉 |
비:1730년 | ||||
혜릉(惠陵) | 제20대 경종원비 단의왕후 | 1718년 | 단릉 | |
1720년(봉릉) | ||||
21 | 원릉(元陵) | 제21대 영조와 계비 정순왕후 | 왕:1776년 | 쌍릉 |
비:1805년 | ||||
홍릉(弘陵) | 제21대 영조원비 정성왕후 | 1757년 | 단릉 | |
추존 | 영릉(永陵) | 추존 진종소황제와 효순소황후 | 왕:1728년 | 쌍릉 |
비:1751년 | ||||
1776년(봉릉) | ||||
추존 | 융릉(隆陵) | 추존 장조의황제와 헌경의황후 | 왕:1789년(이장) | 합장릉 |
비:1815년 | ||||
1899년(봉릉) | ||||
22 | 건릉(健陵) | 제22대 정조선황제와 효의선황후 | 왕:1821년(이장) | 합장릉 |
비:1821년 | ||||
23 | 인릉(仁陵) | 제23대 순조숙황제와 순원숙황후 | 왕:1856년(이장) | 합장릉 |
비:1857년 | ||||
추존 | 수릉(綏陵) | 추존 문조익황제와 신정익황후 | 왕:1855년(이장) | 합장릉 |
비:1890년 | ||||
24 | 경릉(景陵) | 제24대 헌종성황제 | 왕:1849년 | 삼연릉 |
원비 효현성황후 | 원비:1843년 | |||
계비 효정성황후 | 계비:1904년 | |||
25 | 예릉(睿陵) | 제25대 철종장황제와 철인장황후 | 왕:1864년 | 쌍릉 |
비:1878년 | ||||
26 | 홍릉(洪陵) | 대한제국 1대 고종태황제와 명성태황후 | 제:1919년 | 합장릉 |
후:1919년(이장) | ||||
27 | 유릉(裕陵) | 대한제국 2대 순종효황제 | 제:1926년 | 동봉삼실릉 |
원후 순명효황후 | 원후:1926년(이장) | |||
계후 순정효황후 | 계후:1966년 |
[출처 : 문화재청]
'20. 문화유산 이야기 > 22. 서울순례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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