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7일 수요일, 여행 마지막날이다.
통영에서 남해로 길을 잡았다. 오전에 독일인 마을과 원예 예술촌을 둘러보고 오후엔 가까이에 있는 상주해수욕장에서 여름 바캉슨데 바닷물에 몸은 한 번 담궈줘야 하니까.. 오늘은 하늘마져 구름 한점 없이 맑은데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이제야 실감한다. 여름에 여행은 땀을 흘려줘야 제맛이구나...
독일인 마을로 거의 들어서는 데 딸아이가 인터넷에서 검색해둔 햄버거 맛집으로 가잔다. 한적한 시골마을에 들어서있는 햄버거집은 퓨젼틱한 인테리어에 자가메이드 맥주를 팔고 있었다. 이름난 맛집답게 가격표가 무척 쎄다. 시중에서 먹는 먹는 햄버거에 두배 정도되는 가격이다. 하지만 이런 시골 한적한 곳에서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가게가 자기만의 레시피로 만든 특별히 햄버거와 고구마 튀김으로 점심요기를 하는데 여행의 또다른 맛 아닌가...
독일인 마을 들머리에 있는 원예예술촌으로 입장하였다. 전세계의 독특한 집들이 들어서있고, 중간중간에 조성하여 놓은 화원들이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둘어볼 만한 곳이다. 하프도 있고,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계단도 있고,
등나무가 덮여있는 건물 외벽이 서있어 창문에 모습을 드러내고 사진 찍기에 안성마춤인 곳도 있다. 젊은 커플은 자기들 스스로가 사진기와 옷가지를 준비해와 결혼식용 야외촬영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전문적인 포토 디자이너가 함께 하는데 이 커플은 셀프로 하고 있다. 하긴 요즘은 셀프에 작은 결혼식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유명 연예인 중에도 몇몇은 결혼식을 요란한 호텔이 아니 자기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의미있는 장소에서 아주 조촐하게 치르고 있는 기사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제는 허례허식이 아닌 결혼식 본래 모습을 찾아가는 거 같아 보기 좋았다.
예술촌은 나와 맞은편에 있는 독일인 마을 기념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70년대 나라가 주선하여 독일로 수출된 광부와 간호사들이 조국을 잊지못해 그리워하다, 남해군에서 그들에게 돌아와 정착할 곳을 마련하여 준 곳이 독일인 마을이다. 마을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쪽빛 남해바다가 가까이에 있고 오렌색 지붕을 이고 있는 독일식 주택들이 독일의 어느 시골마을 처럼 들어와 앉아있다. 인기있는 명소가 되다보니 거주용 주택이 아니라 펜션이나 음식점으로 아예 문을 연 집들도 많아 보인다.
독일인 마을을 떠나 가까이에 있는 명사십리로 유명한 상주 해수욕장을 찾아 짜고 시원한 바닷물로 몸을 담궜다. 두시간 가량 물놀이를 하고나니 배가 고파온다. 딸아이가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낸 죽방멸치 정식을 먹으러 남해로 달렸다. 허름한 식당인데 유명인사가 먹고 갔다는 사인지가 벽을 도배하고도 남을 만큼이다. 전통적인 멸치잡이 죽방이 식당을 나와 해안가로 내려서니 눈에 들어왔다. 어느덧 길고 더웠던 여름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 가고 있다. 광주까지 가려면 아직도 갈 길이 먼데 해는 저물고...
이렇게 2016년 여름 휴가도 함께 막을 내리고 있다. 가을이 오면 소매물도는 다시 한번 찾아보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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