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14. 출발키로 한 세번째 올레길 순례를 준비하며...
작년에 이에 올레도 겨울 올레길 여행을 준비한다. 봄과 가을로 나누어 결혼기념일과 아내 생일에 맞춰 제주를 찾았고 앞으로도 찾을 예정이다. 올레길 종주를 마칠때까지는. 이처럼 연속해서 제주도 올레길을 찾을 수 있게 한 동력은 바로 저가항공사와 게스트하우스다.
30년 전 결혼식을 서둘러 마치고 찾은 곳이 제주도다. 당시 왕복 항공료금이 33,000원으로 기억되는데 지금도 저가항공사는 특가요금으로 38,000원에 갈 수도 있다. 그동안의 화폐가치 하락을 반영하면 4,000원도 안되는 가격이다. 사실 이런 가격은 한정된기간에 판매되는 특판가격인데 주로 비수기 주중요금이다. 주말이나 연휴기간 동안은 대형항공사와 동일한 가격대로 티켓을 판매한다. 저가항공사는 대형항공사가 제공하는 여러가지 서비스 중에서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료화하면서 가격을 경량화한 것이다. 따라서 2시간 이내의 운항시간이 소요되는 구간에 집중적으로 노선을 투입하였으나, 점점 더 운항노선을 확대하여 6시간이 넘는 인천-하와이 구간까지 운행하는 곳도 있다.
하지만 더이상 나는 비행시산이 두시간을 넘는 구간은 저가항공을 이용하지 않기로 하였다. 이륙후 달랑 물한잔 주고 남는 시간을 VOD도 없고, 식사도 없고, 쥬스 서비스도 없는데다 의자마져 좁다. 물론 돈을 더내면 서비스를 다 받을 수 있다. 허나 그돈이 대형항공사 티켓값보다 비싸다. 더우기 저가항공사와 경쟁을 위해 요즘은 대형항공사 티켓값도 무척 착해졌다.
착해진 항공운임이 제주도를 육지와 많이 가까워지게 하였지만 다양해지고 저렴해진 숙소도 또하나의 요인이다. 전에 가족들과 제주도에 여행을 왔을 때는 주로 펜션이 숙소였다. 2~4인실 기준으로 1박에 10만원을 상회하는 비용을 지불하는게 일반화되었던 시절이다. 하지만 해외 배낭여행을 경험한 젊은이들이 찾아오면서 게스트하우스가 이들이 이용하는 숙소의 정설이 되다시피하였다. 우리도 여기에 편승해 올레길 순례를 위해 제주도를 찾으면 당연히 게스트하우스를 숙소로 이용한다. 젊은이들이 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할까?
첫째는 여행지에서 만난 이방인과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구조를 게스트하우스는 가지고 있다. 펜션이 일행들끼리만 시간을 보내는데 반해 게스트하우스는 도미토리방이 있어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자거나 혹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다음은 주머니가 가난한 젊은 여행가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가격다. 이러한 구조로 가격이 한사람인 경우 만원짜리 한두장으로 정도로 무척 싸다. 커플방도 오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컨티넨탈 조식은 무한 제공이니 착한가격에 낭만까지 더하니 숙소로 제격 아닌가?
올레지도를 펼쳐놓고 그동안 지나온 길을 색연필로 그려보았다. 작년 겨울 올레길 1번 구간 시작점인 시흥초등학교에서 지난 5월 연휴기간에 10코스 종점인 모슬포 하모공원까지 이어보면서 길 위를 하염없이 아내와 걸었던 때를 떠올려 보았다. 말미오름에서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파란 바다 위에 떠있는 모습을 제주도가 이렇게 아름다웠던가 새삼 공감하였던 감동. 생각만 하면 아련해지는 두모악의 김영갑! 표선에서 행사한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에서 내가 응원한 분이 당선되어 기뻤던 생각도 떠오르고, 알뜨르비행장 일대에 넓게 핀 보리밭과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아직도 치유되지 않은 아픔을 간직하고 사는 희생자의 자손들. 그분들이 땀을 흘리고 있는 농토 옆을 미안스런 마음을 갖고 조심스레 걸었던 기억의 편린들.....
이번에는 올레길 11코스를 시작으로 16코스까지 욕심을 내보기로 했다. 중간에 어리목에서 출발해 윗새오름을 거쳐 영실로 내려오는 한라산 탐방코스도 넣었다. 올레길만 걷는 것보다 살짝 옆으로 벗어나 휴식을 겸한 산행을 겯들여야 피로도 무료함도 줄이고 제주도가 품고있는 아름다움을 다양하게 누리고 올 수 있을거 같아서. 지난번 올레길 방문시에는 한라상 종주와 사려니숲길을 끼워 넣었었다.
항공권, 숙소가 모두 예약되었고, 되도록이면 가벼운 짐꾸리기만 남았다. 다만 비행기가 아침 이른 시각이라 대중교통으로 김포공항까지 갈 수가 없어 하는 수 없이 차를 가지고 가야한다. 공항 주차료를 절약하고자 계양역 주차장을 이용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정보가 유익해 지난 겨울에 이미 경험을 하여 이번에도 똑같은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이렇게 아낀 비용을 제주도에서 맛있고 독특한 음식을 먹는데로 전용하면 일석이조가 아닌가...
다만 한가지. 비가 오지 않기롤 고대할 뿐이다.
'30. 두발로 누빈 세상 > 32. 즐거운 소풍'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도 올레길따라] 아이폰수리로 시간허비하고 올레길 8코스 중문까지 (0) | 2017.11.12 |
---|---|
[제주도 올레길따라] 올레10코스 송악산에서 9코스 출발점인 대평포구까지 (0) | 2017.11.07 |
[제주도 올레길따라] 가름하우스 그리고 올레길 10코스 명소 송악산까지 (0) | 2017.11.07 |
[제주도 올레길따라] 올레길 6코스 소정방폭포 - 이중섭 거리를 지나 7코스 외돌개까지 (0) | 2017.11.06 |
[제주도 올레길따라] 올레길 6코스 쇠소깍에서 소천지까지 (0) | 2017.1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