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한제국을 대표하는 서양식 황궁
석조전은 대한제국 선포와 함께 황궁 정전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건축이 계획되었습니다. 1900년 영국인에 의해 건립계획이 수립되어 1909년에 완공됩니다. 유럽의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을 따와서 지어진 철근 코크리트의 3층 구조입니다. 지층은 창고와 주방 등의 준비실로 구성되었고, 1층은 공식적인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2층은 황제와 황후의 생활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전통적인 궁궐은 편전과 침전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데, 석조전은 이를 한 공간에 둔 서양식 궁전이지요.
1910년 석조전이 완공된 후에도 고종은 함녕전에 머물면서 공식적인 행사가 있을 때만 석조전을 사용하였습니다. 일제에 강제병합이 된 이후에는 주로 일본에 유학한 영친왕이 귀국할 때 임시 거처로 사용되다가, 고종이 승하한 이후에는 별다은 기능을 하지못하였지요.
1933년 일제는 덕수궁 공원화 계획에 맞춰 석조전을 미술관으로 용도변경합니다. 결국 지어진 이후 황궁의 정전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맙니다. 해방이 된 이후에는 미소공동위원회 회의장으로, 이후 중앙박물관 등으로 사용되면서 원래 모습을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2. 새롭게 태어난 대한제국 역사관
2009년 문화재청은 대한제국의 역사적 의미를 회복한다는 취지에서 석조전 복원공사를 시작합니다. 벽체를 철거하여 원형을 찾고, 평면도와 신문기사를 참고하여 공간 구획과 실별 위치를 설정하였습니다. 인테리어는 고증자료와 가구 공급업체인 영국 메이플사의 카타로그에 근거하여 재현하였습니다. 실내가구는 현존하는 석조전에 남아있는 가구를 최대한 배치하였고, 부족한 가구는 메이플사 카타로그를 참조하여 영국 앤티크 가구를 구매하여 배치하였습니다. (참조로 메이플 가구회사는 없어졌다)
역사관 내부를 관람하고 싶은 분은 인터넷에 미리 예약하면 무료로 역사관 해설사와 함께 40여분을 즐겁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예약없이 내부 관람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 황색으로 꾸며진 황제의 침실
- 자주색으로 치장된 황후의 침실
- 사양식 메뉴로 꾸며진 대 연회장
3. 석조전 정원 분수대의 수난
석조전이 준공될 당시에는 외국에서 나무를 들여와 바로크 양식의 정원을 꾸몄었습니다. 하지만 나무들이 얼마가지 못하고 말라죽자, 1920년에 나무를 제거하고 사각형의 연못을 만들고 중앙에 거북 모양 조각상을 배치하였지요. 1938년 석조전 옆에 미술관 별관을 건립하면서 연못에 있는 조각상 대신 분수대를 설치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서 시원하게 물길을 뿜어내는 분수대와 물개 조각은 다시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일제가 1940년 태평양 전쟁으로 무기를 만들 물자가 부족하여 뜯어가벼렸다고 하네요. 일본에 가면 청동으로 된 자기나라 유적이 무척 많던데, 그건 왜 온전히 보존하였을까? 남의 나라 문화유적을 함부로 파괴하고 팔아치우던 '한없이 가벼운 문화의식'이 제나라 것엔 남아있었나 봅니다.
4. 광명문이 전시관으로 바뀌다.
석조전 관람을 마치고 대한문으로 이어진 길을 걸어 내려가다 보면 길 한 켠에 광명문이 서 있습니다. 궁궐에 있는 문은 전각을 출입하는 역할을 합니다. 광명문도 침전인 함녕정 앞에 서있어야 마땅합니다. 1937년 석조전 서관에 이왕가미술관을 개관하면서 부족한 전시공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광명문을 이곳으로 옮기고 지금의 전시물을 전시하게 됩니다.
지금도 세 점의 유물이 광명문 아래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중종조에 만들어진 자격루가 원형이 많이 훼손되어 원래의 기능인 시간마다 알려주는 자동 시보를 시연하진 못하고 겉모양만 있는 서 있습니다. 가운데는 태조의 계비이자 이방원에 죽임을 당한 방석의 모친, 신덕왕후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홍천사에 걸려있던 종이 앉아 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세종조에 만들어진 조선시대 다연장로켓인 신기전이 서있습니다.
국보 229호 자격루 | 신기전과 홍천사 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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