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San Francisco로 귀환
숙소에서 출발한지 대략 4시간 정도 걸려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였다. 여행 셋째날인 오늘 일정은 아침에 요세미티 공원에 있는 Mariposa를 들를 계획이었으나 생태복원공사로 인하여 2017년까지 입장이 금지되어 있다. 일정을 수정하여 새벽에 요세미티 계곡을 비추는 해돋이를 보고 이내 숙소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출발하였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금문교를 보고, 저녁에는 트위픽스에 올라 야경을 함께 감상할 계획이다.
Yosemiti로 갈때 이용한 San Mateo 다리 위가 차들로 꽉차 있다는 교통상황을 피해 Bay Bridge로 건너기로 하였다. 주말 오후라서 그런지 여기도 차량들로 전진이 쉽지않다. 먼저 Golden Gate Bridge로 가기로 합의를 봤지만 어차피 거길 가려면 시내를 관통하여야 하니 SF의 명소인 롬바르드 거리(Lombard Street)로 갔다. 미국 생활이 익숙한 아들은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차로 능숙하게 운전하여 명소를 찾아다닌다. 마치 서울 시내를 다니듯이. 더구나 주차 문제는 서울에서 나도 골머리를 앓는 수준인데. 미국은 차량 이동이 많은 출퇴근 시간에는 왠만한 거리는 주차 금지지만 이시간을 피하면 주차가 가능한 곳이 많다. 도로에서 인도에 접한 갓길 차선은 왠만한 곳은 주차 안내 post가 있다. 녹색으로 쓰여진 곳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두시간 무료주차 혹은 하루종일 무료 주차로 표시되어 있다. 아들과 함께 주차할 곳을 찾아다니다 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주차 방법과 비용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롬바르드 거리 좌우에는 주차할 공간이 없어 두 블럭 떨어진 곳에 차를 놓고 걸어서 올라갔다. 언덕의 도시답게 경사가 심하다. 정상에 올라서니 알카트래즈 섬이 빤히 내려다 보이는 길 위로 SF의 명물 케이블 카가 지나가고 있다. 우리도 렌터카만 없으면 저걸 타고 피셔맨 워프까지 가는 건데...
Z자 모양의 롬바르드 거리를 보기 위해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릭다 보니 이곳 안전을 지켜줄 사람가지 배치하였다. 지나가는 차량과 사진기를 들고 이 멋진 언덕길을 사진에 담는 관광객의 안전을 위하여 연신 수신호와 오각소리가 바쁘다. 우리는 오른쪽 계단으로 내려갔다가 왼쪽 계단으로 다시 올라갔다. 이 길 옆에 거주하고 있는 가족들은 꽤나 시끄럽고 부산한 모습에 익숙해져 있어야 겠다. 일년내낸 관광객으로 북적대고 때로는 성가신 일도 겪게 될테니..
2. 인생도처 유상수(人生到處 有上手)
롬바르드거리 관광을 마치고 오늘의 주간 하이라이트 금문교(Golden Gate Bridge)를 건너기로 하였다. 샌프란시스코 시내로 들어오기 위해 다리를 건너게 되면 Toll gate를 지나게 된다. 반대로 시내에서 외곽으로 나갈 때는 Toll이 없다. 더구나 다른 다리는 현금이나 선불권 pass로 통과할 수 있는데, 금문교는 선불권 Pass를 이용하여야 한다. 현금징수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교통이 밀리는 것을 미연에 없애려는 조치인거 같다.
우리는 선불권pass를 구매하지 않아 24시간 내에 차량번호 정보와 함께 인터텟에서 후불결제방법을 선택하였다. 다리에 진입하려니 아들이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라고 한다. Time laps기능을 이용하면 우리가 2.8km의 다리를 건너는 짜릿한 경험을 빠르게 흐르는 화면으로 볼 수 있단다. 아이폰을 쓰면서 이제까지 그런 기능이 있는 줄도 몰랐던 나는 바로 카메라에 타임랩스 기능을 선택하여 촬영하였다. 불과 10초만에 우리는 금문교를 통과하였다. 실제로는 5분 정도 달린 거 같은데..
아들에게서 얻은 아주 유용한 촬영기법이지만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공공연한 지식이 아니던가. 아, 나도 벌써 별 볼일 없는 이 시대의 여느 '꼰대'가 되어가고 있는거 같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새로운 지식과 기법들을 배우려고 하지않고 과거의 화려했던(?) 왕년의 추억이나 은밀히 숨겨놓은 곶감 빼먹듯 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자문해 본다. 어쨌든 새로 배운 방법을 써먹을 일이 벌써 생겼다. 해마다 한해가 저물고 새해가 밝아오는 광경을 렌즈에 담는게 나만의 새해맞이 통과의례인데 금년 해넘이와 내년 해돋이에는 타임랩스를 이용하여 해가 수평선 너머로 떨어져 내리는 광경과 다시 떠오르는 광경을 담아보는 것이다. 그동안은 렌즈에 단프레임으로 찍어올렸는데, 새로운 기법이 추가될 수 있게 되었다. 세상에 모든 사람과 사물은 내게 배움의 기회를 준다. 인생도처 유상수다.
3. 금문교를 건너 Battery Spencer
다리를 건너자 마자 Vista point에 차를 주차하고 Battery Spencer로 걸어 올라갔다. Vista Point에서는 SF 시내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지만 금문교가 보여주고 싶은 멋진 모습의 앵글이 나오지 않는다. 약 20여분을 올라가 언덕에 서면 바로 이 모습이다. 가장 전통적인 금문교 모습.
초속 30미터에 육박하는 강풍과 울돌목만큼이나 빠른 해류를 이겨내고 1937년 길이 2,789미터에 이르는 이 다리가 완공되었을 때 새상이 불가능을 이겨냈다고 했다. 인터내셔널 오렌지색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다리 지주의 강렬한 색상은 많은 관광객을 SF로 불러모으고 있다. 해수면에서 다리 난간까지 높이가 66미터로 바다 위를 떠다니는 어떤 종류의 배도 다 통과할 수 있게 건설되었다.
하늘에 구름이 점점 드리워져 석양에 물든 금문교를 렌즈에 담고 싶었는데 오늘은 안될 성 싶다. 아내와 아들과 다양한 포즈로 금문교를 사진에 담으면서 휴식을 가졌다.
4. SF 야경의 명소 트윈픽스(Twin Peaks)
금문교를 건너 예약한 숙소에 도착해 방을 배정받고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기왕이면 저녁야경을 보러 갈 트윈픽스 근처가 좋겠다는 의견에 아들은 신장개업한 샤브샤브 집을 검색하여 우리를 안내하였다. 거하게 저녁을 먹고 나오니 바깥은 벌써 땅거미가 짙게 깔리고 있었다. 폰 네비를 보니 트윈픽스로 올라가는 진입로가 바로 앞에 있었다.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가니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이 한 눈에 들어왔다. 이번까지하면 세번째 방문인데 앞서 두번의 방문때도 여길 꼭 오고싶었다. 하지만 여행 안내책자에 야간에 올라가면 위험한 경우를 당할 수도 있다는 내용에 겁만 먹고 올라오질 않았다. 여행을 다니면서 길을 잃는 것 같은 경우는 겁이 안나지만 치안과 관련된 것에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미국땅을 여행할 때는.
서서히 빌딩의 불빛이 짙어지면서 야경이 주는 멋스러움과 몽환적인 그림은 참 좋다. 그래서 어딜가나 야경을 프레임에 담는 걸 좋아한다. 지대가 높은데다가 바람까지 제법 세게 불어오니 장노출로 찍는 야경은 원하는 선명도를 얻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흔들림을 잡아주는 비싼 트라이포트를 사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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