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문과학 2실) : 어느 시대건 지도자는 민생 안정과 부국강병을 위해 과학기술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역대 왕들은 민생의 안정과 부국강병을 위해 과학 기술 연구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여러 뛰어난 학자들이 배출되어 농업·천문·의학·인쇄·무기 제조 등의 분야에서 빛나는 업적을 남겼지요.
농업은 나라 경제의 근본이었으므로 조선 풍토에 맞는 농사 기술의 개발을 위해 천문天文·기상氣象·역법曆法·측량測量에 대한 연구에 힘써 각종 기구가 발명·제작되었습니다. 의약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풍토에 알맞은 약재와 치료방법을 정리·개발하고 이를 집대성한 각종 전문 서적들이 발간되는 한편, 활발해진 편찬사업으로 활자와 인쇄기술이 발달하면서 여러 분야의 학문과 지식의 보급이 촉진되었습니다.
앙부일구 | 측우대 |
창덕궁 측우대 昌德宮測雨臺 : 1782년 제작된 강우량을 측정하는 측우기의 받침대입니다. 1782년(정조 6) 가뭄이 극심해지자 비를 염원하며 이문원摛文院 정원에 측우기를 설치하였는데 이후 비가 흡족히 내리자 이를 기념하는 글을 짓고 대리석으로 된 측우대 네 표면에 명문을 새겼다. 명문에는 측우기 제작이 세종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과 영조가 측우기를 궁궐과 전국에 설치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오목 해시계 仰釜日晷 : 청동으로 만든 반구형의 해시계로 ‘솥 모양의 해시계’라는 뜻으로 앙부일구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이 해시계는 해그림자를 받는 시반時盤과 해그림자를 나타내는 영침影針이라는 바늘로 이루어졌고, 안쪽 바닥 시반에는 은입사로 시각선을 그렸고, 영침은 북극을 향해 비스듬히 세워져 있습니다. 시반의 왼편에는 동지부터 하지, 오른편에는 하지부터 동지까지의 24절기가 13줄의 가로선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시각선은 해가 뜨는 묘시(5~7시)부터 해가 지는 유시(17~19시)까지 7개가 있습니다. 그리고 각 시각선 사이에는 1각(약 15분)을 뜻하는 8등분선이 그려져 있지요.
세종은 처음 만들어서 한양 혜정교와 종묘 남쪽거리에 설치해 백성들이 시각을 알게끔 하였지요.
자격루(복원) 自擊漏 : 조선시대 왕의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는 백성들에게 정확한 시각을 알려 주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주로 해시계와 물시계를 이용하였는데 특히 물시계는 물의 증가량 또는 감소량으로 시간을 측정하기 때문에 24시간 작동이 가능하였다. 세종은 장영실에게 일러 삼국시대부터 이용하던 물시계의 시각 알림 장치를 자동화하고 ‘스스로 치는 시계’라는 뜻인 자격루를 제작하였습니다.
1434년 경회루 남쪽 보루각에 자격루를 설치하여 조선의 표준시계로 삼았습니다. 자격루를 통해 백성들에게 하루의 일과를 알려주어 생활의 리듬을 잡아주었습니다. 즉, 도성문이 닫히는 시각(人定인정, 22시경)과 열리는 시각(罷漏파루, 새벽 네시경), 정오를 알려주었습니다. 자격루 시보 알림 장치는 매 두시간 마다 한번씩 시각을 알리는 종소리와 밤동안 시각을 알리는 북과 징이 있습니다. 야간에 게절별 일몰시각부터 일출시각을 다섯 등분으로 나누어 이를 경이라고 부르고 북으로 알렸지요. 1경을 다시 다섯등분으로 나누어 점이라 부르고 징으로 이를 알렸지요. 물론 계절에 따라 경과 점의 시각이 달랐지요.
2. (왕실의 행차실) : 임금님은 뭘 타고 출궁하셨나요..
정조의 화성행궁의궤는 8일간의 출궁을 상세하게 기록으로 담은 일종의 다큐멘터리입니다. 왕은 연輦이라는 가마를 타고 주변은 왕의 지위와 훌륭한 통치를 상징하는 각종 깃발, 칼·도끼 등의 의례용 무기 및 장식물로 장엄되었지요. 이러한 시각적 상징물 외에도 부용향이란 향을 피우고 음악을 울려 국왕 행차의 위엄과 장대함을 극대화하였습니다.
조선시대는 왕실인물의 지위에 따라 행차의 규모와 제도를 달리하였지요. 왕과 왕비, 왕세자는 연을 탔으며 공주와 옹주는 덩[德應]이라 부르는 가마에 올랐습니다. 대한제국기에는 봉교鳳轎가 새롭게 등장하였습니다. 가마 주변을 치장한 깃발, 의례용 무기류 및 장식물의 종류와 수량도 신분에 따라 달랐음은 물론이구요.
연(임금가마) 輦 : 왕이 탔던 가마로서 몸체에 붉은 색 칠을 한 후 난간부분에 금색으로 백택白澤, 기린麒麟 등 상상의 동물을 그려 넣었습니다. 네 면에 주렴을 드리우고 다시 휘장을 내려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하였으며, 지붕 네 모서리 봉황장식에 고리를 달아 긴 매듭장식인 유소流蘇를 내려뜨렸고, 가마채 끝 부분에는 도금한 용머리 장식을 끼워 마감하였습니다.
봉황 가마 鳳轎 시대: 대한제국기에 새롭게 등장한 가마입니다. 출입문을 비롯한 가마의 네 측면과 지붕 등을 봉황으로 장식하였고 지붕 네 모서리에 장식된 봉황의 부리에 긴 매듭인 유소를 매달아 내려뜨렸습니다.
백호 깃발 白虎旗 : 방위신인 백호·청룡·주작·현무를 그린 사신기는 군대에서 뿐만 아니라 임금의 행차 시에도 사용되었습니다. 백호 깃발은 진영의 오른편에 세워 우영右營, 우위右衛를 지휘하였으니 왼편에는 청룡기가 세워졌겠지요.
3. (궁중의 음악실) : 예와 악의 조화로 자연의 섭리를 실현한다?
성리학을 국가이념으로 삼은 조선왕조는 예악정치의 구현을 추구하였습니다. 유교에서 예禮는 자연의 이치를 절차로 만들어 스스로 체득하게 하는 것이고 악樂은 마음의 성정을 자연과 화합시키는 것으로 예와 악의 조화를 통해 자연의 이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었지요.
궁중에서는 각종 의례가 행해질 때마다 의례의 성격에 맞게 음악을 연주하였으며, 같은 의례라도 시기에 따라 연주음악이 달라졌습니다. 궁중음악은 행사 종류에 따라 종묘·사직·문묘 등의 제례를 위해 연주되는 제사음악[제례악祭禮樂], 조회나 연회 때 연주되는 잔치·예식 음악[연례악宴禮樂], 왕의 행차 시에 연주되는 행진음악[행악行樂] 등으로 나눌 수 있어요.
제례악에서 박을 친 후 특종을 한 번 -> 축 세 번과 북 한 번을 세차례 반복 -> 특종을 한 번 치면 비로소 음악이 시작됩니다.
특종 : 큰 종 한 개로 구성된 악기로 음악을 시작할 때 연주합니다. 장식은 두 개의 사각대 위에 사자 한 쌍을 앉히고 그 위에 나무틀을 세워 양편에 용머리를 조각하였습니다.
특경 : 돌로 된 큰 경磬 한 개를 틀에 매단 악기로 음악을 그칠 때 연주합니다. 두 개의 사각대 위에 흰 기러기 한 쌍을 앉히고 그 위에 나무틀을 세워 양편에 봉황머리를 장식하였지요.
축 : 음악의 시작을 알리는 악기로 푸른색을 칠하여 동쪽에 놓고 연주합니다. ‘┴’모양의 막대기로 밑바닥과 좌우 순서로 세 번 쳤으나 오늘날에는 밑바닥만 세 번 칩니다.
어 : 어는 음악을 그치게 하는 신호 악기로 놓는 방향도 서쪽에 위치합니다. 길이 1m가량의 엎드린 호랑이 모양을 조각하여 방대(方臺) 위에 얹어 놓은 것으로 등줄기에 톱날 모양으로 새긴 27개의 저어(齟齬)가 있고 그것들을 호랑이의 머리에서부터 꼬리쪽으로 새겨 박았지요. 이것을 아홉 쪽으로 갈라 나무자루에 박아 만든 대나무 어채인 진의 뒷목부분을 세 번 탁탁 치고 꼬리 쪽으로 드르륵 긁어서 소리를 냅니다.
나각 螺角 : 소라껍데기로 만든 악기로서 끝부분의 구멍을 불면 뱃고동처럼 멀리까지 들리지요. 고려 때부터 사용되었고 현재는 태평소·나발·징·자바라·북 등과 함께 일종의 행진음악인 대취타에 쓰이고 있습니다.
태평소 太平簫 시대: 새납, 호적胡笛, 날라리로도 불리며 음이 높고 강해서 행진음악에 주로 쓰였습니다.
절고 節鼓 시대: 음악의 시작과 끝은 물론 음악의 마디마다 연주하는 북입니다. 현재 문묘제례악과 종묘제례악에 쓰이며 음악 연주를 시작할 때와 끝날 때 3번씩 칩니다. 연주 중인 경우에는 문묘제례악은 1소절의 끝 박拍에 2번씩 치고 종묘제례악에서는 대개 매 악절의 첫 박에 1번씩 칩니다.
3. (궁중의 회화실) : 단원 김홍도는 도화서 화원으로 진솔한 백성의 일상을 임금에게 보고하였지요.
예조의 산하관청인 도화서는 어진御眞·궁중기록화·장식 병풍·장식 벽화·궁궐도·회화식 지도 등의 기록을 화폭에 담아 남겼습니다. 백성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을 담은 단원 김홍도의 작품이나, 각종 지도, 궁궐도·산릉도와 같은 그림은 국정 운영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었지요. 조선 왕실의 궁중 회화는 사실성·기록성·상징성·장식성을 중시하여 제작되어 독창적인 궁중회화의 전통을 수립할 수 있었습니다.
모란 그림 병풍 牡丹圖 : 크고 화려한 모란 꽃송이와 괴석을 그린 궁중 행사용 모란그림 병풍입니다. 거의 동일한 구성의 화면을 채색의 배치만 달리하여 8폭으로 꾸몄으며, 붉은색과 노란색 등의 원색을 강하게 사용한 모란 꽃송이와 회색과 푸른색으로 칠한 괴석이 화려함을 더하고 있죠.
십장생 그림 병풍 十長生圖 : 인간의 영원한 소원인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해·구름·산·물·소나무·거북·사슴·학·복숭아·불로초(영지) 등 열 가지를 소재로 그린 십장생도 병풍입니다. 왕실 가족의 무병장수와 만수무강을 기원하여 궁중의 중요한 행사 때 왕비나 왕세자의 자리 뒤쪽에 펼치거나 국혼이나 회갑연 등 경사스런 잔치에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정조의 화성능행도 : 1795년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화성 현륭원을 참배한 후 개최하였습니다. 8일간의 행사를 진행된 순서대로 8폭에 담은 기록(의궤)입니다. 명륜당 참배, 과거시험, 환갑잔치, 경로장치, 야간훈련, 사궁 및 불꽃놀이, 환궁행렬, 한강단교도강 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고궁박물관 2층에서 부터 시작해 지하층 전시관까지 차례로 관람하였습니다. 경복궁을 둘러보실 기회가 있으시면 반드시 여길 보고 가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다가간 전각이 말하고 싶은 목소리를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습니다.
'20. 문화유산 이야기 > 21. 궁궐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묘]궁궐 건축의 진수가 담겨있는 종묘 (0) | 2017.12.19 |
---|---|
조선시대 왕은 하루를 어떻게 보냈을까? (0) | 2016.10.13 |
[고궁박물관] 3. 1층엔 조선시대 천문과학과 대한제국이 소개되고 있죠 (0) | 2016.09.22 |
[고궁박물관] 2. 왕과 왕실의 일상생활을 함께 느껴보자!! (0) | 2016.09.20 |
[고궁박물관] 1. 궁궐 안에서 왕실의 삶을 알려주는 곳, 고궁박물관 (0) | 2016.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