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 8월초 배낭여행으로 찾은 아소산에 장대비만 억수로!
12주동안 그룹연수원에 입소하여 배운 일본어를 업무상으로 써먹을 길이 전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아내에겐 일본에 가서 개인사업 할께 있는지 시장조사한다는 구실을 내세워 배낭을 꾸려 온 곳이 구마모토 그리고 아소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났다. 당시엔 인터넷도 없어서 고작 가져온 것이 반전지크기의 큐슈전도였다. 등반용 배낭에 휴대용 브루스타, 냄비, 담요등을 꾸려 부산에서 후쿠오카로 배를 타고 건너왔다. 1년전(1991년?) 화산폭발로 도로와 집을 반쯤 집어삼킨 현장이 그대로 있는 운젠을 거쳐 구마모토로 왔다. 일본어시간에 줏어들은 정보를 더듬어 올라온 곳이 아소산 중턱의 쿠사센리와 나카다케. 하지만 때마침 다가오는 태풍에 나카다케는 장대비와 짙은 구름밭으로 시계가 제로다. 아쉬움과 다음을 기약하고 아소산을 내려온지 25년만에 우리는 다시 이곳을 찾았다.
둘째날 라운딩은 아소리조트 그랑비리오(阿蘇Resort Grand Vie Rio)에서!
여전히 날씨는 서늘하고 구름까지 엷게 드리우고 있어 라운딩하기에 좋을듯한 날씨다. 클럽하우스에서 준비를 하고 대기하고 있는 카트로 가는데 여기저기서 귀가 편한 우리말이 들려온다. 우리나라에서 그룹으로 골프여행을 오신 분들이 바쁘게 라운딩을 준비하고 있었다. 일부는 캐디까지 부른 모양이다.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낮아지면서 빗방울이 굵어진다. 캐디가 없는 우리는 부리나케 클럽에 덮개를 씌우고 출전준비를 마쳤다.
그랑비리오골프장은 전장도 어제보다 짧고 페어웨이도 많이 구겨지고 휘어져 있다. 마치 한국의 여늬 골프장에 온 느낌? 다시 구름이 엷어지면서 비는 그쳤다. 첫 홀부터 파을 건지며 오늘은 괜찮은 낼 모양이다. 여기는 카트를 가지고 페어웨이를 들어가지 못하고 카트길을 따라 리모트로 작동해야 하는 곳이다. 어제보다 거리는 많이 짧다. 스코어카드에 있는 전장을 보니 3,000야드가 약간 못미치는 길이다. 그런 영향인지 파도 제법 건져올리며 즐겁게 전반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클럽하우스로 돌아왔다. 전반에 파를 네개나 잡으며 42개를 쳤다. 동반한 아내와 후배부부도 스코어가 어제보단 좋다. 점심을 먹고나니 다시 파란 하늘이 보이고 흰 뭉게구름이 떠있다. 탁트인 시계 넘어로 칼로 자른 듯한 일자 능선이 길게 이어져 있는 그곳으로 시원하게 티샷을 날리며 오후 라운딩을 이어나갔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는 일본골프예약시스템
이곳 골프장을 예약할 때 4인이 플레이하면 점심값으로 1000엔까지는 공짜에다 1사람 그린피가 무료란다. 일본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가지고 골퍼들을 유혹한다. 우리가 예약할 때 이용한 "라쿠텐(樂天)GORA" 골프예약 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3팀이상이 동시에 예약하면 점심값이 공짜이거나, 36홀을 18홀 가격으로 나온 평일 이벤트도 있다. 평일에 오면 말도 한국에선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맘껏 라운딩을 할 수 있을거 같다. 아래 표에 있는 거처럼 5만원에 27홀 돌고 점심 공짜로 먹는다면 이처럼 착한 가격이 있을까? 원주에 있는 연습장 수준의 9H골프장도 평일에 5.5만원인데...
스코어의 아쉬움을 남기고 다시 쿠사센리와 나카다케로 차를 몰았다.
어제는 길을 찾느라 몇번 해메인 결과 오늘은 나카다케와 쿠사센리를 가는 길로 곧잘 차를 몰았다. 가는 중에 비가 오더라도 간다고 하고 한참을 달리니 넓은 평원이 나오다가 산등성이가 벌거숭이인 모습이 눈 앞에 다가온다. 20여년 전에 첫번째 해외배낭에서 커다란 아쉬움을 남겨주었던 바로 그곳에 우리가 다시 찾아왔다. 아소-나카다케...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 지구가 끓어오르고 있는 바로 그 현장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헌데 눈에 들어온 주변 분위기와 나카다케로 올라가는 로프웨이 시설이 심상치 않다. 로프는 없어졌고, 주차장을 메우고 있어야 할 차들도 별로 없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3년간 로프웨이 가동이 중단되었단다. 지진 피해 때문인지? 화산 활동이 활발해져서인지 명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황량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다. 이번에도 허탕을 치고만다. 잠시 주변을 돌아보면서 그래도 기념사진 한방은 남겨야기에 포즈를 취하고 그곳을 떴다.
내려오는 길 중간 중간에 포토존을 만들어 차를 세우고 아름다운 아소분지 풍광을 담을 수 있게 해 놓았다. 지진이 할퀴고 간 흔적들이 산자락 여기저기 생채기로 남아있다. 큐슈가 2~30만년전에 지각변동과 화산활동으로 생성되어선지 산들이 대부분 밋밋한 육산을 하고 있다. 그래선지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내린 능선과 계곡에 바위는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거무틱한 토사들만 아래로 밀려내려와 있다.
저 멀리 한줄기 소나기가 아소시에 쏟아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햇살이 비추고 있는 그 위로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 저 구름이 지나고 나면 하늘에 커다란 무지개가 걸릴텐데 하는 기대를 않고 차를 몰아 내려오니 정말 무지개가 나타났다.
오늘 저녁은 우동이다!
어제 저녁은 호텔 근처에 있는 라멘전문점으로 갔다. 돼지고기 육수 말아서 내놓은 라멘을 맛나게 한그릇 비웠다. 오늘은 그 옆에 있는 우동집을 찾았다. 다양한 우동 메뉴를 골라 저녁을 때우고 하루를 마감했다. 내일은 첫번째 라운딩한 아츠마루골프장으로 예약했다. 호텔로 돌아가는데 하늘에 무지개가 다시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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