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7일(목요일) 8년만에 다시 찾은 상하이
중국 닝보로 갑작스런 업무출장을 다녀와야 했다. 항공권 좌석여유와 비용을 고려하여 항조우 대신 푸동공항을 선택하였다. 우리가 방문할 회사에서 제공해준 차를 타고 공항에서 대략 두시간 거리인 닝보에 도착, 계획된 업무를 마무리하고 다시 푸동공항으로 돌아왔다. 가용한 비행기가 있다면 서울로 복귀할 수 있으련만 마땅한 비행편이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상하이에서 1박을 하기로 했다. 서울과 상해가 일일 생활권으로 아주 가까워졌다.
상하이 출장이 얼추 7~8년만인가보다. 2000년에 처음 상하이 출장시에는 동방명주 타워가 푸동을 대표하는 명물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를 오르면 와이탄과 황푸강이 굽어보이는 경치가 모두였다. 그리고 푸동은 70년대 강남이 본격적으로 개발하던 모습을 보였던 기억이 났다. 그 후로 매년 상하이에 출장을 다니다보니 다운타운의 변화된 모습에 둔감해져가는 듯했다.
푸동지역에서 동방명주에 이어서 두번째로 세워진 고층빌딩은 진마오(金茂)빌딩이었다. 그 후로 푸동의 면도날, 상해IFC가 바톤을 이어받는가 싶었는데 Shanghai Tower가 최고층 빌딩으로 솟아올라 있다. 현재 상하이타워는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 다음으로 높은 빌딩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고층빌딩에 집착하는 도시들
고층빌딩이 그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기도 한다. 다만 역사적인 유적이나 도시 주변에 아름다운 경관이 없을 경우에만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짧은 역사 속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미국은 맨하탄의 고층빌딩군이 연출하는 스카이라인이 랜드마크다. 엠파이어빌딩 주변에 자그마한 건물들이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아마도 뻘쭘하게 솟아있는 엠파이어빌딩이 무척 생경한 도시의 심벌이지 않을까. 이렇다보니 선진국은 초고층빌딩을 세우는데 그리 노력을 보이지 않아보인다.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 자국의 경제력과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초고층빌딩 건축 대열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타이페이의 101타워, 쿠알라룸프르 쌍둥이빌딩, 그리고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는 주변에 함께 자라 올라오는 빌딩이 없이 독야청청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서울에 최근 준공한 롯데타워도 마찬가지...
이들 도시들 중에서 상하이는 푸동지구의 초고층빌딩군은 황푸강변 건너 와이탄에 늘어서 있는 고풍스런 유럽풍 건물들과 대비가되면서 도시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근대와 현대가 함께 조화를 이루며 발전해나가고 있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2017. 12. 8일 상해임시정부를 가다.
저녁비행기를 예약해 놓은 터라 오전에 상해임시정부청사를 가보기로 하였다. 처음 상해를 방문했을 때는 필름카메라시절이라 다녀온 흔적을 마음 속에만 기록하였는데 이번에 디지털 사진으로 남길 수 있었다. 숙소에서 가까운 곳이라 택시로 이동하였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영상실에서 소개영화를 보고 이어서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처음 방문하였을 당시의 기억을 끄집어 내려 하였으나 그당시하고 전시공간이나 사진들이 많이 바뀌어 있었다. 초대 내각의 사진은 그대로였으나 동선이나 자료들은 많이 바뀐 모습이다. 항일독립투쟁의 중심이었던 김구주석의 의지와 기개가 서려있는 편액이 눈에 들어왔다.
"良心建國" -대한민국 30년 3월1일 임시정부주석 73세 노인(?) 백범김구-
이 휘호는 1948년 3월 1일 대한민국 건국 30주년을 맞이하여 남과 북이 갈라서기 직전, 신탁과 반탁이 극렬하게 대립하던 시기에 참담한 마음을 붓끝에 담아 쓰신 것으로 보인다. 백범일지에 '양심건국'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의 현상으로 보면 더러는 로크의 철학을 믿으니 이는 워싱턴을 서울로 옮기는 자들이오. 또 더러는 맑스, 레닌, 스탈린의 철학을 믿으니 이들은 모스크바를 우리의 서울로 삼자는 사람들이다. 워싱턴도 모스크바도 우리의 서울은 될 수없는 것이오 또 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니, 만일 그것을 주장하는 자가 있다면 그것은 예전 동경을 우리의 서울로 하자는 자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우리의 서울은 오직 우리의 서울이라야 한다 ........ 나라는 내 나라요 남들의 나라가 아니다. 독립은 내가 하는 것이지 따로 어떤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민족 삼천만이 저마다 이 이치를 깨달아 이대로 행한다면 우리나라가 독립이 아니될 수 없고, 또 좋은 나라 큰나라로 이나라를 보전하지 아니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이사진을 끝으로 더는 사진에 임시정부 청사 내부를 찍을 수가 없었다. 청사를 관리하는 중국 직원들이 촬영금지라고 한다. 굳이 왜 그러냐고 묻지않았다. 관리주체가 중국이니 그럴거라 하고 마음을 접었다. 3.1운동과 항일독립투쟁을 대한민국 건국사에서 빼내려는 짓(?)을 정부가 버젓이 주도하려하고 있는데 상해에 있는 임시정부청사는 오죽하랴 싶었다. 조국 독립을 위해 갖은 고초와 핍박을 이겨내며 목숨까지 초개처럼 버린 선열들을 뵙기가 여간 부끄럽지 않다.
초라한 주석 집무실의 모습을 보면서 낙원같은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을 한 우남을 대한민국 건국 국부로 추대하지 못해 안당복달하는 일부 지식인과 학자들이 양심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지 자못 궁금하게 만든다.
'40. World Tour > 41. APAC'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트남 하노이] 출장차 잠시 둘러본 하노이 풍경 (0) | 2017.11.22 |
---|---|
[중국 위해] 즐거운 여정에 함께 할 이가 있으니 이 또한 행복이리라.. (0) | 2017.08.23 |
5. [큐슈 아소] 내년에도 다시 오기로 약속한 아소 여름휴가 (0) | 2017.08.15 |
4. [큐슈 아소] 26년만에 다시 찾은 나카다케가 거의 폐허 수준?? (0) | 2017.08.15 |
3. [큐슈 아소] 세계 최대 칼데라분지에서 누리는 호사스런 라운딩! (0) | 2017.08.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