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일) 날씨 흐림,
Healing 받고 다시 일상 속으로……
귀국선을 탄다는 설레임일까? 네 시가 조금 넘은 시각인데 우리 일행 모두 눈을 뜨고 부스럭거린다. 어차피 다시 잠을 청할 수도 없는 시각이라 일어나 짐을 챙겨 일찍 출발하자고 의기투합하여 바로 차를 몰아 공항으로 출발했다. 호텔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고속도로 진입로가 나와 이내 고속도로에 올랐다. 이른 새벽이라 아직 사위가 어둠에 가리워져 있어 앞만 보고 달리는 것 이외에 따로 할 일은 없었다. 간사이공항까지 대략 128km로 한 시간 반가량 소요된다고 네비게이션이 알려준다. 처음에는 오른쪽 운전석이라 자주 방향지시등을 올리거나 내리면 와이퍼가 작동하는 오류를 경험하고나니 이내 익숙해진다.
공항에 도착해서 간단히 아침요기를 하고 출국수속을 마친 다음, 귀국편 비행기에 올랐다. 기내식은 여전히 부실해 빵 조각 두 개, 요거트 하나, 과일 쪼가리 조금이 나온다. 대한항공이 요즘 이익이 무지하게 좋지 않음을 방증하는 거 같다.
이번 여행까지 합치면 일본으로의 여행이 업무상 출장을 모두 빼고도 여섯 번째인가 보다. 인터넷이 일상화되기도 전이었던 1992년 여름 원시적인(?) 배낭을 꾸려 다녀온 큐슈여행을 시발로 토쿄-하코네를 두번 다녀왔고, 오사카-쿄토-나라를 아들과 조카를 데리고 갔었고, 아내와 함께 오사카-쿄토-코베를 다녀오기도 했다. 아직 수준이 한참 모자라지만 사진 찍는걸 무척 즐기고 좋아하다 보니 여행 다니는 걸 아주 좋아한다. 유명한 여행지를 가서 엽서 앞 면에 있는 사진하고 똑 같은 구도로 사진을 찍어보고, 가능하면 엽서에 있는 사진과 거의 같은 수준의 쨍한 사진을 찍을 정도로 수준을 높여보는 게 작은 소망이다. 유명한 사진작가들은 자신의 눈으로 피사물을 관찰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진을 만들어볼 것을 권하지만, 나에겐 아직도 카메라를 능숙하게 다룰만한 능력이 없다. 또한 창의적인 관찰력이 다른 사람에 비해서 부족하기 때문에 우선은 유명한 사진 결과물과 비슷하게라도 찍어보는 게 아직까지의 욕심이다.
여행을 하면서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껴가는 게 제대로 된 여행일 수도 있지만, 여행의 고수를 흉내낼 정도로 또한 여행의 참 맛을 가져보지 못하였다.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마음으로 감지되는 순간순간의 감흥을 메모하여 돌아와서 여행스케치를 남겨두어야 그 여운이 길고 오래가며, 이 다음에 다녀온 곳을 추억할 때도 그 때의 감흥과 즐거움을 되돌려 볼 수 있는데, 여행에서 돌아오면 이러한 뒷마무리가 귀찮이즘에 빠져 게을러했다.
키타무라 가족들이 우리의 방문에 대비해, 꼼꼼하고 세심하게 준비하여 우리로 하여금 전혀 상상하지 못한 경험과 감동을 가져갈 수 있게 한 정성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무덤덤하게 ‘아! 그 때 그런 이벤트를 해주었지!’ 정도로 단순한 기억의 편린으로 먼지만 쌓일 수도 있다. 앞으로는 여행스케줄을 미리 꼼꼼하게 짜는 노력만큼이나 여행 중간중간에 메모하는 습관을 토대로 여행을 다녀오면 사진을 정리하고 여행이 가져다 준 힐링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도록 이번처럼 여행스케치를 남기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함께한 분들과 정말 유쾌하고 즐겁고 마음이 넉넉해지는 더 없는 힐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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